물 만난 생수 시장… 1위 노리는 PB



‘제주삼다수’ 점유율 1위지만 저가 제품 대거 나오면서 업계 전통적 강자 아성 위협
제주삼다수 곧 330㎖ 출시 소용량으로 가격 할인 효과
아이시스·아워홈 지리산수 정기배송으로 단골 유치도


직장인 정모(36)씨는 한 달에 한 번 이마트 노브랜드 생수를 박스째 주문한다. 정수기 관리를 하는 것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해 사먹는 게 훨씬 간편해서다. 정씨는 “집에 사람이 잘 없는데 정수기 관리 직원이 오가는 일정을 맞추는 게 번거롭다”며 “기껏해야 하루에 500㎖ 물 한 병 먹는데 정수기보다 생수를 사먹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생수 시장이 2020년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주삼다수’가 점유율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유통업체의 저가 PB(자체 브랜드)가 대거 출시되면서 전통적 강자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1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제주삼다수가 41.5%로 1위를 차지한다. 출시 20주년을 맞은 제주삼다수는 지난해 매출 3241억원을 기록했다. 점유율 2위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9.7%), 3위는 농심 ‘백산수’(7.9%) 순이다. ‘기타’로 분류되는 생수 점유율은 40.9%인데 유통업체 PB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1위 자리를 노리는 모양새다.

한국샘물협회 자료를 보면 500㎖ 생수는 일부 지역에서 149원에 판매되고 있다. 200원이 채 되지 않는 제품들은 대부분 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PB 제품이다. 온라인에서 10∼20개씩 묶음으로 사면 가격은 더 저렴해진다. 여전히 소비자의 생수 선택 요인은 가격인 만큼 기존 업체들은 소용량 제품을 출시하며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올해 상반기 330㎖와 1ℓ 용량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500㎖, 2ℓ 두 종류였던 제품군을 다양화한 것이다. 아이시스는 200㎖와 300㎖ 제품을, 백산수는 330㎖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300㎖대 제품과 1, 2인 가구를 겨냥한 1ℓ 용량의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수 업체들은 정기배송으로 단골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1, 2인 가구는 집에 정수기를 놓는 것보다 생수를 필요한 때마다 사먹는 게 경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주삼다수와 아이시스, 아워홈 지리산수 등은 정기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아워홈은 최대 4회까지 배송일 지정이 가능한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워홈 지리산수는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병 돌파를 앞두고 있다. 농심도 온라인으로 백산수 4박스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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