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야구계가 본 오타니 “만화 같은 성적, 자신감서 비롯



미국프로야구(MLB)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연일 투타에서 믿기 힘든 대활약을 펼치자 국내 야구계의 관심도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타니가 부진한 시범경기와 달리 정규시즌에서 환골탈태한 것에 대해 정규시즌 출발이 좋은데 따른 ‘자신감’ 때문으로 분석했다.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 만에 MLB에서 ‘10승-10홈런’이라는 만화 같은 대기록 달성도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타니의 질주를 가로 막을 변수로는 체력 관리가 꼽혔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9일 “(시범경기와 공식경기 사이에) 특별한 기술적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30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면서 부담감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타자로 나선 두 번째 경기에서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MLB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결국 마음껏 자신의 스윙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역시 같은 의견이다. 김 위원은 “오타니가 타격 재능은 있었지만 MLB를 처음 접하다보니 시범경기 때는 고생했다”며 “타격이 풀린데 대한 자신감으로 투구도 좋아지는 등 선순환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대표팀은 3년 전 이미 오타니와 상대하며 그의 경쟁력을 경험한바 있다. 오타니는 2015년 11월 ‘프리미어12’에서 한국전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21탈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를 선보였다. 당시 대표팀 타격코치였던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속 160㎞ 공을 던지고 포크볼도 좋아 한국 타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당시에도 투수로서는 충분히 MLB에서 통할 것 같았다. 타자로는 나오지 않아 반신반의했는데 지금으로선 놀라울 따름”이고 말했다. 이어 “구속과 제구가 모두 좋아 MLB에서도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투타겸업으로 ‘10승-10홈런’의 기록을 남긴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금의 활약을 보면 올 시즌 MLB서 ‘10승-10홈런’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며 “다만 나는 본격적 투타겸업은 1년만 했는데, 오타니가 이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투타 모두 도무지 약점이 보이지 않는 오타니가 맞이할 최대 난관은 무엇이 될까. 전문가들은 정규시즌이 162경기에 달하는 MLB에서 버틸 체력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타겸업으로 피로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 위원은 “체력이 얼마나 받쳐주느냐에 따라 오타니의 성적이 달라질 것이다. 5월 이후 고비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오타니가 체력적 문제와 함께 다른 팀의 정교한 분석이 본격화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를 잘 극복하면 당분간 투타 모두에서 넘볼 수 없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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