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이제 그만… 팬에 다가가는 아이돌 ‘소통의 계절’

그룹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왼쪽)와 최강창민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8집 정규앨범의 기자간담회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면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그룹 몬스타엑스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한 인터뷰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돌아온 동방신기, SNS 계정 만들고 예능 프로 출연하며 대중과 호흡
몬스타엑스, SNS 통해 팬들과 만나
‘방탄’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소통 “사생활과 공적 영역 경계 사라져… 이젠 자신의 스토리 파는 시대”


요즘 아이돌은 과거와 달리 자신을 감추는 ‘신비주의’를 지향하지 않는다. 팬들 곁으로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자신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생활을 공개하고, SNS로 팬들과 활발히 소통한다. 온라인 생방송 플랫폼인 네이버 ‘V(브이)라이브’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생방송을 통해 팬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한다.

군 입대로 공백기를 가진 뒤 3년여 만에 돌아온 그룹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는 지난주 8집 정규앨범 ‘뉴 챕터 #1: 더 찬스 오브 러브(New Chapter #1: The Chance Of Love)’의 기자간담회에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이지 리스닝’ 곡들로 음반을 꾸몄다”며 “팬들이 드라이브를 하거나 샤워할 때, 자기 전에 듣고 싶은 노래를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동안 동방신기의 노래는 대체로 강한 곡들이 많았지만 이번만큼은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힘을 뺐다는 것이다. 다른 멤버 최강창민은 “SNS를 시작하고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친근하게 접근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유노윤호도 데뷔 15년 만에 SNS를 시작했다고 했다.

지난주 6집 미니앨범 ‘더 커넥트(The Connect)’를 발표한 그룹 몬스타엑스도 마찬가지다. 멤버 주헌은 “‘드라마라마(Dramarama)’라는 곡의 랩을 만들 때 팬클럽인 ‘몬베베’를 삼행시처럼 가사에 넣었다”며 “팬들이 선물처럼 느낄 수 있는 뭔가를 시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얼마 전 V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콘텐츠에 대한 호감의 표시로 보내는 ‘하트’를 2억7000개 넘게 받았다.

세계적인 그룹이 된 방탄소년단은 SNS 소통의 최강자다. V라이브 채널뿐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블로그를 운영한다. 이들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도 SNS를 통한 전 세계 팬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리슨 스테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회사 앞에 가면 매일 버스킹 형식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윤종신을 비롯해 미스틱 소속 가수 에디킴, 장재인 등과 연습생들이 오후 7시30분부터 30분가량 365일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 가수들이 팬들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윤종신의 아이디어가 실현된 것이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사생활과 사생활이 아닌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며 “가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미지를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하는 시대이고, 자신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파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음악평론가인 김작가는 “콘텐츠의 유통기한이 짧아져 가수들의 물량공세가 필요해졌다”며 “전 세계 팬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채널 확보가 필요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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