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판’ 사라진 EPL 훈련장… 드론 촬영 영상 보며 ‘작전’

잉글랜드 프로축구 찰턴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파우덜리 코치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동영상에 담기 위해 드론을 띄우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칼 로빈슨 찰턴 감독이 훈련 후 드론으로 찍은 동영상을 활용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모습.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코치 “선수 움직임 훤히 볼 수 있어” 최근 유럽 프로축구서 많이 활용돼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1(3부 리그)의 찰턴 애슬레틱은 최근 전술 훈련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그 중심에 드론이 있다. 찰턴은 오전 훈련 때 상공에 드론을 띄워 선수들의 움직임을 모두 영상에 담는다. 훈련 후 선수들이 샤워를 하고 점심을 먹는 동안 칼 로빈슨 감독과 전력분석원은 영상을 편집한다. 이후 선수들은 영상을 보며 자신들이 감독의 지시를 얼마나 충실히 수행했는지 확인한다. 영상은 선수들이 포메이션과 동료들과의 간격을 얼마나 잘 유지했는지, 어떻게 공격 루트를 뚫어야 하는지 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젊은 선수들은 작전판을 활용한 구식 교육보다 영상을 활용한 첨단 교육을 선호한다. 일부 선수들은 영상을 다운받아 스마트폰을 통해 반복해서 보기도 한다. 로빈슨 감독은 지난 1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드론을 활용한 영상 촬영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며 “열한 살이 된 딸은 내게 태블릿PC 사용법을 알려주고, 인터넷으로 숙제를 한다. 축구인들도 시대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 팀들은 건물에 카메라를 달아 훈련 장면을 영상에 담는다. 드론 영상은 그보다 더 많은 장면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더 잘 지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은 데이비드 파우덜리 찰턴 유스팀 코치다. 축구에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는 데 관심이 많았던 그는 드론에 눈길을 돌렸다. 그는 드론을 활용한 훈련 영상을 찍기 위해 민간항공국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찰턴 훈련장 위로 드론을 날리기 위해 잉글랜드 풋볼리그의 안전 점검도 받았다. 파우덜리 코치는 “일반 카메라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세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드론을 활용하면 선수들의 움직임과 공간을 훤하게 볼 수 있다. 드론은 훈련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라고 밝혔다.

최근 유럽 프로축구에선 드론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K리그 팀들은 아직 훈련 때 드론을 활용하지 않는다. 영국 언론 ‘가디언’ 등은 앞으로 드론이 훈련의 필수 장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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