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서 인골 담긴 나무상자 발견

백제 고분인 익산 쌍릉 중 대왕릉. 문화재청 제공
 
이곳에서 발견된 인골이 담긴 나무 상자. 익산시 제공


백제 무왕·선화공주 묘 추정 길이 26㎝·높이 33㎝ 상자
대왕릉 무덤… 100년 만에 발굴 익산시 “왕릉급 무덤 확실”


백제 고분인 익산 쌍릉(雙陵·사적 제87호) 대왕릉에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가 발견됐다. 쌍릉은 ‘서동요’의 주인공인 백제 무왕(재위 600∼641)과 선화공주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이다.

문화재청과 익산시는 대왕릉 현실(玄室·시신을 넣은 널이 안치된 방) 가운데 있는 화강암 위쪽에서 인골이 담긴 상자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상자의 크기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26㎝, 높이는 33㎝였다. 인골은 이 상자 안에 가득 담겨 있었다.

쌍릉 발굴 조사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협약을 맺은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 무덤을 조사하는 작업은 1917년 이후 100년 만이었다. 1917년 쌍릉을 처음 발굴한 인물은 일본인 다니 사이이치(谷井濟一)였다. 그가 관과 토기, 장신구 등을 수습한 뒤 인골을 모아 다시 묻어버렸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무덤 주인의 인골이라고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좀 더 연구를 해봐야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인골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항온항습실에 보관돼 있으며, 추후에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옮겨질 예정이다.

조사단은 대왕릉 내부 구조와 규모도 확인했다. 구조는 백제 사비도읍기의 전형적인 ‘횡혈식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돌방무덤)’이었다. 현실은 육각형 형태였으며, 길이와 너비는 각각 378㎝, 176㎝였다. 높이는 22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규모는 백제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부여 능산리 고분군에서 현실이 가장 큰 동하총보다 넓은 것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대왕릉은 규모나 구조 면에서 왕릉급 무덤이 확실하다”며 “소왕릉 발굴조사 시점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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