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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화제] “정장에 운동화 신으세요”… 日 장관의 건강 캠페인

스즈키 다이치 일본 스포츠청 장관이 지난 3월 5일 도쿄의 한 백화점에서 양복에 운동화 차림을 선보이고 있다. 페이스북


일본 정부가 양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자는 ‘스니커즈 통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평소 운동 부족이 심각한 직장인들에게 운동화를 신겨서 조금이라도 걷게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어색하고 촌스럽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즈키 다이치(51) 스포츠청 장관이 앞장서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20∼50세의 80% 이상이 일 때문에 바빠서 운동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라며 “걷기 편한 복장으로 출근해서 하루 10분 8000보 걷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말했다. 현지 기업 중 아사히음료가 캠페인에 동참해 직원들에게 운동화 출근을 장려하고 있다.

정장에 운동화를 신는 것에 대해 “힘을 빼서 멋있다”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 비즈니스 매너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패션 디렉터 아카미네 유키오(73)는 “미국에는 있는지 몰라도 유럽에선 있을 수 없는 패션”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돈 고니시(67)는 “‘출근은 정장’이라는 발상을 버리고 아예 스포츠웨어로 출근한 뒤 정장으로 싹 갈아입고 일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스즈키 장관은 “찬반양론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목적은 걷는 것이니 운동화 대신 워킹에 적합한 구두를 신어도 좋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특정 옷차림을 대대적으로 권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2005년 환경상 재임 시절 여름철 냉방에 소모되는 전기를 아낄 목적으로 노타이에 반소매 차림으로 근무하자는 ‘쿨비즈’ 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2015년 신설된 스포츠청의 초대 장관인 스즈키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정상에 오른 스포츠스타 출신이다. 서울올림픽 배영 100m 결선에서 출발 후 30m 이상을 잠영하는 ‘배설로 킥’ 영법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나에게 ‘배설로 킥 같은 창조적인 일을 해줬으면 한다’며 장관직을 맡겼다”고 밝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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