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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98년 만의 부고



세상을 바꾸는 데 큰일을 했지만 그동안 국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여성들을 소개해온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항일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유관순(1902∼1920) 열사를 집중 조명했다(사진).

NYT는 지난 8일부터 세계 여성의 날 110주년을 맞아 ‘간과된(Overlooked) 여성들’이라는 주제로 인류사에 공헌한 여성들을 소개해 왔다. 과거 남성 위주로 부고 기사를 쓴 데 대한 반성의 의미로 이런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일종의 ‘뒤늦은 부고 기사’인 것이다.

NYT는 유 열사를 ‘일제에 항거한 활동가’라면서 “특히 1919년 학생 신분으로 평화 시위를 이끌며 한국 독립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유 열사의 어린 시절과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의 모습, 이화학당에 다닐 때부터 항일 시위에 참가하고 1919년 3월 1일 고향 충남 천안의 아우내장터에서 독립 만세운동을 주도한 일대기를 차례로 소개했다.

또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 전에 “내 손가락과 코와 귀가 잘려나가고 사지가 부서지는 고통은 내 조국을 잃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내 삶을 조국에 더 바치지 못하는 게 가장 슬프다”는 글을 남긴 사실도 거론했다.

NYT는 “비록 3·1운동이 곧바로 독립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향후 전개되는 항일 저항운동의 촉매가 됐다”면서 유 열사의 독립운동과 순국이 헛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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