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이제는 월드클래스… 랭킹 20위권 진입 눈앞

정현이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마이애미 오픈 남자 단식 16강전 주앙 소자와의 경기에서 백핸드 리턴샷을 구사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정현은 올 시즌 6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랭킹 20위권 내 진입을 눈앞에 뒀다. AP뉴시스


‘테니스 왕자’ 정현(22·세계랭킹 23위)이 올 시즌 6개 대회 연속 8강에 오르며 월드 클래스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선수 최초의 랭킹 20위 내 진입도 눈앞에 뒀다. 정현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꾸준한 성적을 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정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 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주앙 소자를 2대 0(6-4 6-3)으로 완파하고 대회 8강에 올랐다. 정현은 지난 1월 ASB 클래식부터 8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4강에 올랐다. 델레이비치 오픈, 멕시코 오픈, BNP파리바 오픈, 그리고 이번 마이애미 오픈까지 모두 8강 이상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까지 서브와 포핸드 스트로크가 약점으로 꼽혔던 정현은 비시즌 네빌 고드윈(남아공) 코치의 도움을 받아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했다. 아직 서양 선수에 비해 파워나 서브 스피드가 부족하다. 그러나 정현은 코트 구석을 찌르고, 서비스 라인을 따라 떨어지는 정교한 서브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정현은 지난 시즌 첫 서브 성공률(서브가 상대코트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는 비율)이 60%였는데 올해는 64%까지 올랐다. 또 지난 시즌 서브 에이스 148개를 기록하는 동안 더블 폴트 147개를 범했다. 올 시즌엔 서브 에이스 92개에 더블 폴트 62개로 크게 나아졌다.

포핸드 스트로크는 날카로워졌다. 스핀 없이 때리는 스트로크는 코트 위에 묵직하게 떨어지고, 상대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향한다. 포핸드 스트로크에 대한 부담까지 줄어드니 끈질긴 리턴과 긴 랠리로 상대 실수를 유도하고 있다. 리턴 후 득점률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41%로 향상됐다.

무엇보다도 정현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꾸준히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라는 가장 큰 수확물을 얻었다.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에서 투어 첫 우승을 경험했고,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기도 했다. 비록 지긴 했지만 올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유진선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정현이 최근 베이스라인에 바짝 붙어서 친다는 것은 상대를 압박할 만큼 샷에 자신감이 있다는 증거”라며 “이제는 정현을 상대하는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매우 커졌다. 올 시즌 활약은 거의 톱10 수준”이라고 칭찬했다.

유 위원은 “상대 서비스 때 긴 랠리를 가져가는 것이 그간 정현의 전략이었다. 이제는 3∼5구 안에 속전속결로 끝내 압박하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며 “그러면 상대는 서브에 집중하다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이 강호에게 정공법으로 강하게 밀어붙여도 통할 수준까지 올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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