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의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의 간판 타자 마이크 트라웃에게 또 한 번 커브를 던졌다. 지난 23일 트라웃을 3구삼진으로 돌려세운 결정구였다. 하지만 트라웃은 연속해서 당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처음 본 커브를 받아쳐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류현진이 4차례의 시범경기 등판을 끝내고 다저스 5선발로서의 개막 준비를 마쳤다. 류현진은 이날 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9피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최대 시속 92마일(148㎞)의 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을 중심으로 회전수를 늘린 커브, 그간 잘 활용하지 않던 체인지업까지 골고루 시험했다. 공격적인 투구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눈에 띄는 실투는 없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피안타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에인절스 타자들은 지난 23일과 달리 류현진의 몸쪽 빠른 볼, 떨어지는 커브에 잘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볼넷을 싫어하는 류현진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점을 파악하고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4경기에서 1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은 13개를 솎아낸 반면, 안타는 23개를 맞았다. 매 이닝 평균 1∼2개 가량의 안타를 맞았다는 얘기다.
다저스가 4-3으로 앞선 5회초 2사, 류현진의 투구 수가 86개를 기록하자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마운드로 올라왔다. 류현진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도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5회말 경기장 내 수도관이 파열돼 그라운드로 악취 섞인 물이 흘러들어오며 콜드게임이 선언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류현진은 4차례의 시범경기에서 3승 1패, 7.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로버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이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약한 타구가 많았고, 커맨드와 모든 구종이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도 투구 이후 느낌이 좋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다음 달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