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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르노 배우, 트럼프와의 불륜·협박 폭로

사진=CBS 60 minutes 캡처


CBS 간판프로 ‘60분’ 인터뷰 멜라니아 출산 직후 성관계
TV출연 미끼로 재차 접촉해와… 주차장서 협박 받은 일도 공개
돈 주고 입막음 시도한 변호사 러 스캔들 연루… 특검서 입 열 수도


“트럼프를 건드리지 마. 다 잊어버려” 어디선가 나타난 남자는 자동차 안을 쳐다봤다. 운전석 뒤편에는 그녀의 갓난아기 딸이 있었다. “딸이 예쁘네. 엄마한테 문제가 생기면 딱하겠어.” 남자가 사라진 뒤에도 그녀는 공포로 부들부들 떨었다. 품 안의 딸을 자칫 떨어뜨릴까 겁이 날 정도였다. 남자를 보낸 도널드 트럼프는 6년 뒤 세계 최강 대국의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와의 과거 내연관계를 폭로한 포르노 배우가 방송 인터뷰에서 보다 자세한 내막을 털어놓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로 몰리고 있다. CBS방송은 25일(현지시간) 간판 프로그램 ‘60분’에서 예명 ‘스토미 대니얼스’로 활동한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39·사진)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클리포드가 트럼프를 처음 만난 건 2006년 7월 유명인 골프대회에서였다. 이후 트럼프는 클리포드를 자신의 호텔방으로 불렀다. 이곳에서 둘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성관계를 했다. 아내 멜라니아가 막내아들 배런을 낳은 직후였다. 트럼프는 아내와 어차피 각방을 쓸 정도로 소원한 사이라며 클리포드를 안심시켰다.

관계에 앞서 트럼프는 자신이 표지모델로 나온 잡지를 보여주며 호감을 사려했다. 클리포드는 이를 비웃고 트럼프의 바지를 내리게 한 뒤 잡지로 엉덩이를 때렸다. 당돌함에 놀란 트럼프는 “넌 똑똑하고 아름답다. 내 딸(이방카)을 생각나게 한다”면서 약 1년간 연락을 지속했다. 자신이 진행하는 TV프로그램 ‘어프렌티스’ 출연을 미끼로 재차 성관계를 맺으려 했지만 클리포드는 거부했다.

트럼프 쪽에서 다시 접촉해 온 건 2011년 클리포드가 연예지 ‘인터치’에 1만5000달러(약 1600만원)를 받는 대신 트럼프와의 관계를 기사화하기로 결정하고서였다. 피트니스 수업을 받으러 가던 클리포드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주차장에서 트럼프가 보낸 남성에게 협박을 받았다. 트럼프 측의 고소 위협에 잡지사는 기사를 취소했다. 그 뒤 수차례 둘 사이 추문이 보도됐지만 클리포드는 부인했다.

이후 트럼프의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헨은 대선 한 달 전인 2016년 10월 클리포드와 비밀유지 계약을 맺고 대가로 13만 달러(1억4000만원)를 지급했다. 코헨은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를 보도하자 “내 돈으로 지급했다”며 꼬리자르기를 했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 스캔들’ 국면에서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코헨이 트럼프를 대신해 클리포드에게 합의금을 지불한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 선거법상 코헨이 트럼프에게 후원할 수 있는 돈은 최대 3500달러인데, 코헨이 클리포드에게 준 돈은 이를 12만6500달러나 초과했기 때문이다. 트레버 포터 전 연방선거관리위원장은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코헨의 입을 열기 위해 이번 사건을 조사해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며 “특검에게 이번 스캔들은 와일드카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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