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꺾은 스마트폰…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지각변동’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주로 스마트폰에 쓰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매출이 TV용 대형 디스플레이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하는 등 대형·액정표시장치(LCD)에서 중소형·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9인치 이하 중소형 디스플레이 매출이 대형 디스플레이 매출을 처음 앞질렀다. 이 기간 중소형 디스플레이 매출은 170억1900만 달러(약 18조4000억원)로 대형 디스플레이 매출 157억5900만 달러(약 17조400억원)보다 많았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매출의 성장은 삼성전자 갤럭시S9와 애플 아이폰Ⅹ처럼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OLED는 기존 LCD보다 보통 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으로 크기를 가리지 않고 급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판매량이 LCD 패널 판매량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 체인 컨설턴츠(DSCC)는 2021년 OLED 패널과 LCD 패널 판매량이 각각 9억8500만대와 9억2700만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순위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OLED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IHS마킷은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 2018’에서 “OLED TV 패널 시장이 2014년 20만대로 시작한 이후 매년 배가량의 성장세를 보였다”며 “지난해 170만대, 올해 290만대를 기록해 2021년에는 710만대에서 980만대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LCD를 주로 취급해 온 중국 프리미엄 TV 1위 업체 하이센스도 이르면 올 3분기 OLED TV를 출시한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부터 하이센스에 OLED 패널을 납품할 계획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들도 OLED 시대에 본격 대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해 사업을 LCD에서 OLED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차세대 패널로 꼽히는 OLED 양산에 집중해 중국 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BOE, 차이나스타, 폭스콘은 올해부터 2020년 사이에 LCD 공장을 가동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10% 수준인 OLED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40%로 올릴 계획이다. 적자를 내온 OLED 사업도 올해 4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납품처는 초기 LG전자 1곳에서 최근 소니 등 15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와 퀀텀닷(QD·양자점) 기술을 결합한 ‘QD-OLED’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성하는 적색·청색·녹색 3가지 색 중 청색을 자체 발광하는 OLED로 구성하고 나머지는 퀀텀닷을 쓰는 방식이다. QD-OLED는 2020년 이후 양산될 예정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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