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은 꽤 했는데… 신태용호, 또 ‘수비 울렁증’에 흔들

한국 축구 대표팀의 권창훈(오른쪽)이 24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윈저 파크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북아일랜드의 세트피스·역습에 번번이 불안 노출… 1대 2 역전패

경기 초반 상대 수비 뒷공간을 활용한 짜임새 있는 공격은 꽤나 돋보였지만 골 결정력은 여전히 부족했다. 세트피스 실점과 불안한 조직력, 집중력 등 꾸준히 거론돼 왔던 수비 문제는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한국시간) 열린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은 신태용호가 일부 공격 전술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월드컵 본선경쟁력을 위해서는 많은 대비가 필요함을 보여줬다. 국가대표팀은 전반 선제골과 경기 내내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1대 2로 역전패했다.

신태용호는 손흥민의 짝으로 김신욱을 내세웠지만 효과는 적었다. 에이스 손흥민은 북아일랜드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받아 고립되기 일쑤였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거친 몸싸움에 밀려 제공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권창훈이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와 드리블로 오른쪽 측면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기성용 박주호 등 미드필더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로 공격을 도왔다. 전반 6분 한국의 선제골도 박주호의 감각적인 패스가 골문을 향해 침투하던 권창훈의 왼발에 걸리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몇 차례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고질병만 확인시켰다. 슈팅 13개 중 유효슈팅은 3개에 그쳤다. 이후 북아일랜드가 우리의 뒷공간 침투에 대비하면서 공격 전술은 무뎌졌다.

신태용호는 러시아월드컵 출전국 중에서 최하위 전력이다. 강팀을 상대로 승부를 뒤집으려면 경기 중 찾아올 세트피스 상황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세트피스는 단조로웠다. 9차례 코너킥, 2차례 프리킥이 있었지만 득점은커녕 상대 골문을 위협할만한 장면도 연출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은 북아일랜드의 창의적인 세트피스에 대응하지 못하며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20분 북아일랜드의 변칙 패스에 순간적으로 무너졌다.

우리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한 수비 불안은 월드컵까지 이어질 것 같다. 김진수 김민재 이용 세 명의 전북 현대 수비수와 장현수(FC 도쿄)를 투입해 조직력 강화를 노렸으나 상대 역습에 번번이 고전했다. 역전골은 몸집이 크지 않고 이제 갓 20살이 넘은 북아일랜드 청소년대표 출신 선수에게 우리 수비가 몸싸움도 밀리면서 내줘 심각함을 더했다. 우리 수비진은 28일 열릴 폴란드와의 2차 평가전에서 세계 최고 공격수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상대해야 하기에 우려는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5일 “한국은 경기 초반 차분하고 깔끔한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면서도 “신태용호는 올 여름 월드컵에서 북아일랜드보다 더 무자비하고 냉철한 스웨덴 독일 멕시코와 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한편 한국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스웨덴은 이날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1대 2로 졌다. 스웨덴은 힘과 조직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칠레의 역습과 압박에 고전하며 경기를 내줬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