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키즈’ 대거 등장… 프로야구 ‘신인 풍년’ 예고



베이징올림픽 야구 金 보고 꿈… ‘1군의 벽’ 넘어 활약 가능성 커

삼성 라이온즈의 신인 양창섭(19)은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안타와 볼넷으로 1회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권희동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2회에는 정범모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루키 윤성빈(19)도 이날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볼넷이 2개 있었지만 삼진을 3개 잡았고, 무엇보다도 KIA 타선을 상대로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시속 149㎞ 직구를 선보인 그는 SK 와이번스와의 개막 시리즈 2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지켜보며 꿈을 키워온 ‘베이징 키즈’가 프로야구 무대의 무서운 신인들로 나타났다. 신인들은 시범경기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1군의 벽’을 뛰어넘고 있다. 지난 시즌의 경우 넥센 히어로즈의 이정후(20)가 신인들 가운데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면, 올해는 더욱 많은 신인이 각축전을 벌이는 모습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21일 “개막 전이지만 주전급으로 분류되는 신인이 예년보다 많다”며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보고 자란 신인들이 프로야구의 경기력을 높이고 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kt 위즈의 강백호(19)는 시범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kt의 주전 좌익수로 낙점됐다. 이 위원은 “시범경기를 지켜보니 강백호는 힘을 갖춘 데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았다”며 “프로에서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경남고 출신으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한동희(19)는 황재균(kt 위즈)이 떠난 뒤 이렇다할 주인이 없는 롯데의 3루를 자신의 자리로 만들고 있다. 신인답지 않은 유연한 타격, 안정된 풋워크와 포구가 강점이다. 이 위원은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르지만, 강백호와 한동희가 현재 보여주는 모습은 지난해 이정후의 활약을 능가할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투수 가운데서는 양창섭, 윤성빈과 함께 두산 베어스의 우완 곽빈(19)이 주목할 선수의 대열에 올라 있다. 신인들 중 가장 묵직한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는 곽빈은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최고 시속 147㎞ 직구를 선보였다. 2이닝 동안 4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지만, 싱싱한 직구를 바탕으로 이용규 송광민 최진행 등 만만찮은 타자들에게서 삼진을 빼앗았다. 날씨가 풀리면 시속 150㎞를 넘는 공을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 이글스는 고졸 좌완 박주홍(19)을 내세운다. 한용덕 감독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칠 때 박주홍을 팀내 투수 MVP로 꼽은 바 있다. 부드러운 폼, 정면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의 약점으로 꼽혀온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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