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불안 신태용호 마지막 실험, 국산 방패로 유럽 창 막는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비진으로 발탁된 전북 현대의 김진수 이용 최철순 김민재 홍정호(시계방향). 소속팀이 같은 만큼 수비 조직력을 빨리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시스


‘국산 방패로 유럽산 창을 막아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준비에 한창인 한국 축구 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수비 불안 문제다. 신 감독은 부임 이후 수비라인을 계속 바꾸며 시험해보고 있다. 아직까지 확고히 주전을 꿰찬 선수가 없고, 만족스러운 조합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 신 감독에게 이달 유럽 원정 평가전은 수비라인을 마지막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이후 월드컵 직전 열릴 평가전은 주전 수비수들을 확정해 조직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는 단계다.

신태용호는 지난해 10월 평가전에서 모로코(1대 3 패), 러시아(2대 4 패)를 상대로 대량 실점을 했다. 이후 A매치에서 3골 이상 실점은 없었으나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다. 신태용호의 수비진은 호흡이 맞지 않아 종종 어이없는 패스 미스가 나왔고, 순간적으로 치고 나오는 상대의 역습에 고전하는 경향이 짙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K리그1(1부리그)의 제왕인 전북 현대 수비진을 대거 발탁했다. 김진수 최철순 이용 김민재 홍정호 등 전북 수비수만 5명이다. 이들은 소속팀이 같기에 어떤 선수 구성보다도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기간에 조직력을 갖추기엔 안성맞춤이다.

다만 이들 수비진은 이번 원정에서 힘과 높이가 좋은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한 경합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대표팀 A매치가 아니면 유럽 선수들과 맞붙을 기회가 거의 없었던 터라 신 감독이 보는 앞에서 진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전북 수비진은 리그 7경기에서 13실점을 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이들의 활약이 평가전에서 저조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전북 수비진이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다면 신 감독은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를 덜게 된다.

북아일랜드, 폴란드와의 A매치 2연전을 앞둔 신태용호는 현재 전지훈련지인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훈련 중이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해외파도 현지에서 합류했다.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 이후 4개월 만에 국내외 선수가 모두 모인 완전체의 전력이다. 오는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들은 한국이 러시아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만날 독일, 스웨덴의 가상 상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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