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티’ 우즈와 ‘장타’ 매킬로이, PGA 두 황제의 귀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마지막 18번홀 퍼트를 마친 뒤 갤러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공동 5위를 기록, 2주 연속 톱5에 오르며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오른쪽은 우즈 이후 신황제로 불린 로리 매킬로이가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한 뒤 우승컵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우즈, 최종R 빨간색 티 입고 경기 공동 5위… 2주 연속 톱5에 올라
매킬로이, 호쾌한 장타 살아나 버디 행진… 18개월 만에 우승컵


타이거 우즈(43·미국)가 완벽하게 부활하며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우즈는 기세를 몰아 다음 달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 그린 재킷(마스터스 우승자가 입는 옷)까지 넘보고 있다.

포스트 우즈의 선두주자로 한때 ‘신황제’ 위치에 올랐던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도 18개월 만에 우승컵을 차지하며 우즈와 동반 부활에 성공했다. 이들의 성공적 복귀로 PGA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이다.

우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클럽(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우즈는 지난주 발스파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톱5에 오르며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되찾았다.

이날 상징과도 같은 빨간색 티를 입고 필드에 나선 우즈는 10번 홀 버디에 이어, 12∼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역전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 하지만 16번 홀 OB(out of bounds)와 다음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아쉽게도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전문가들은 막판 뒷심과 정교함만 보완한다면 조만간 ‘황제’의 시즌 첫 대관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즈는 1999∼2009년 해마다 평균 5.8승씩을 기록했고 99년부터 2008년 사이에 열린 35개 메이저대회 중 3분의 1이 넘는 13승을 챙기는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이날 최근 20년 동안 스포츠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선수 20명을 발표하면서 1위에 우즈를 올렸다.

이런 우즈가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보이자 팬들은 일찌감치 다음 달 6일 열리는 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시선을 두고 있다. 우즈는 1997·2001·2002·2005년에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미국 베팅업체들에 따르면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확률은 10대 1로 더스틴 존슨과 저스틴 토마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우즈가 5위를 차지한 이 대회 우승은 매킬로이가 가져갔다. 전 세계랭킹 1위인 매킬로이는 우즈가 기량하락과 부상으로 주춤한 2010년대 초중반에 그린을 평정했다.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둘러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투어챔피언십 이후 1년6개월 만에 PGA투어 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호쾌한 장타로 인해 우즈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꼽히며 나이키에서 거액의 후원을 받기도 했다. 매킬로이와 우즈는 함께 나이키 광고에 출연하면서 둘의 대결은 더욱 주목 받았다. 하지만 우즈는 각종 스캔들과 부상으로 한동안 필드를 떠났고, 매킬로이도 2015년 이후 부상 여파로 부진이 길어지면서 점차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지난 5일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멕시코 챔피언십에서는 필 미켈슨(48·미국)이 4년 8개월 만에 투어 우승을 거뒀다. 우즈, 매킬로이, 미켈슨 등 최고의 영광을 누렸던 ‘올드보이’들의 화려한 귀환에다 저스틴 토마스, 조던 스피스 등 차세대 주자들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올 시즌 PGA 투어가 한층 더 뜨거울 전망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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