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효과 누린 청송군, ‘김기덕 지우기’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 주산지에서 지난 16일 한 근로자가 홍보물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송군 제공


경북 청송군이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 주산지(注山池) 등에서 김기덕 감독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영화를 만든 장본인인 김 감독이 최근 ‘미투’ 열풍 속에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청송군은 최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관련된 문구·이미지를 활용한 청송지역 각종 홍보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치고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주산지 이미지를 표출하는 문구 등으로 수정 설치하되 수정이 불가능한 홍보물 등은 철거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각종 홍보물에 수록·게시된 영화와 관련된 문구와 이미지 등도 삭제하기로 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김 감독이 2003년 연출한 작품으로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내 위치한 주산지 한가운데에 지은 대웅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 상영 후 청송은 전국구 관광지로 떠올랐고 청송군도 관련된 홍보물을 제작해 주산지에 설치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해 주산지를 찾은 관광객은 450만명에 이를 정도로 청송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했지만 청송군은 고민 끝에 철거를 결정했다. 군은 우선 주산지 입구에 설치돼 있는 영화 관련 소품 등 홍보물을 일제히 철거했다. 아울러 청송군 내 관광표지판·책자·홈페이지와 읍면 청사 내 설치된 주산지 관련 홍보물도 교체하고 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주산지에서 김 감독의 영화 관련 홍보물을 철거하더라도 전국구 관광지인 청송의 위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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