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서 쫓겨났던 ‘이집트 메시’ 살라, 득점 괴물로 재기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가 18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자신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에이스였던 필리페 쿠티뉴(26)가 지난 1월 7일(한국시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하자 리버풀 팬들은 격분했다. 하지만 지금 쿠티뉴를 그리워하는 리버풀 팬들은 많지 않다. ‘이집트 메시’ 모하메드 살라(26)가 있기 때문이다.

살라는 18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17-2018 EPL 31라운드 홈경기에서 4골, 1도움의 원맨쇼를 벌이며 리버풀의 5대 0 대승을 이끌었다. 리그 28호 골을 기록한 살라는 발목 부상으로 4월 중순까지 결장하는 해리 케인(24골·토트넘 홋스퍼)을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득점왕을 예약한 ‘특급 윙어’ 살라는 EPL 한 시즌 최다 득점도 바라보고 있다. 현재 이 기록은 34골의 앤디 콜(1993-1994 시즌·당시 뉴캐슬)과 앨런 시어러(1994-1995 시즌·당시 블랙번)가 갖고 있다. 리그 7경기를 남겨 놓은 살라가 경기당 0.93골이라는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새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살라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약 150㎞ 떨어진 나그리그라는 시골에서 태어났다. 그는 14세가 될 때까지 흙먼지가 날리는 길거리에서 축구를 했다. 이집트 리그 아랍 콘트랙터스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2012년 7월 바젤(스위스)로 이적했다. 살라는 2013-2014 시즌 첼시와의 UCL 조별리그 홈경기와 원정경기에서 모두 결승골을 넣었다. 당시 첼시를 이끌었던 조세 무리뉴 감독은 2014년 1월 1100만 파운드(약 164억원)의 이적료를 들여 그를 영입했다. 하지만 살라는 거친 EPL에 적응하지 못했다. 2013-2014 시즌 후반기 10경기에 나서 2골에 그쳤다. 2014-2015 시즌엔 3경기에 교체로 출장해 총 30분밖에 뛰지 못했다.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주전경쟁에서 밀린 살라는 2015년 2월 피오렌티나(이탈리아)로 임대를 떠났다. 이어 그해 8월 AS 로마로 다시 임대 이적했다. 살라는 2016-2017 시즌 로마에서 19골을 터뜨리며 전성기를 맞았다. 체력을 강화하고 자신의 장기인 빠른 스피드를 적극 활용한 덕분이었다. 당시 로마를 이끌었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누가 살라를 잡을 수 있을까. 그를 잡으려면 오토바이를 동원해야 할 지경”이라며 극찬했다.

빠른 공격 전개를 추구하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살라에게 눈독을 들였다. 살라는 지난해 6월 리버풀로 이적하며 다시 한 번 EPL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살라는 4년 전과 달리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클롭 감독의 게겐프레싱(강도 높은 압박 축구)에 쉽게 적응했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클롭 감독은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줬다. 덕분에 세상에 나의 축구를 보여 줄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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