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113억) 더 한 예데르… 몸값(1387억)도 못한 포그바

세비야의 벤 예데르(오른쪽)가 1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후반 29분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맨유의 폴 포그바가 경기 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서 후반전 투입된 예데르 혼자 2골… 세비야 60년 만에 8강 진출 견인
맨유 포그바도 교체돼 나섰지만 팀워크 깨뜨리며 패배 빌미 제공


0-0이던 후반 15분 조세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감독은 마루앙 펠라이니를 빼고 폴 포그바를 투입했다. 패착이었다. 여전히 0-0이던 후반 27분 빈센초 몬텔라 세비야(스페인) 감독은 루이스 무리엘을 불어들이고 벤 예데르를 내보냈다. 신의 한 수였다. 1억 500만 유로(약 1387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포그바는 전혀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했다. 반면 몸값이 855만 유로(약 113억원)인 예데르는 4분 만에 두 골을 몰아쳐 세비야를 60년 만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올려놓았다.

세비야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대회 16강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예데르의 활약을 앞세워 2대 1로 이겼다.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던 세비야는 1, 2차전 합계 2대 1로 맨유를 따돌리고 8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세비야가 UCL 8강에 오른 것은 1957-1958 시즌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경기 전 유럽 축구 전문가들은 맨유가 무난히 8강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맨유가 홈경기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세비야전 이전까지 맨유는 이번 시즌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UCL 3전 전승을 포함해 17승 2무 1패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맨유는 세비야의 ‘특급 조커’ 예데르를 막지 못해 UCL 8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예데르는 교체 투입된 지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그는 파블로 사라비아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맨유 골문을 열었다. 이어 4분 후 코너킥 상황에서 호아킨 코레아가 헤딩으로 볼을 건네주자 골대 오른쪽에서 머리로 살짝 밀어 넣어 결승골을 터뜨렸다.

예데르는 경기 후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려운 경기였지만 우리가 필요한 골을 만들어 냈다. 몬텔라 감독이 나에게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고 믿으라 했고, 그렇게 됐다”며 “우리가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고 기뻐했다.

예데르는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9경기에 나서 6골 1도움으로 평범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UCL에선 플레이오프와 조별리그, 16강전 9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며 세비야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비야가 리버풀(잉글랜드)과의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대 2로 비겨 승리가 절실했던 2차전(마리보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3대 0 완승을 이끌기도 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답답했던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포그바가 들어오자 오히려 맨유의 공수 연결 고리가 끊어지고 말았다. 포그바는 패스 실수도 잦아 패스 성공률이 74.1%밖에 되지 않았다. 맨유의 2실점이 포그바 교체 투입 이후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포그바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7경기에 나서 3골(10도움)밖에 넣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무리뉴 감독이 포그바를 팔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한편 AS 로마(이탈리아)는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의 홈경기에서 1대 0으로 이겨 1, 2차전 합계 2대 2를 만든 뒤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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