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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성폭행 의혹에… 安, 카메라 앞에 서기 두려웠나

여비서 성폭행 의혹으로 8일 충남도청에서 사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설치한 채 안 전 지사를 기다리는 도중 한 사진기자가 단상에 놓여있는 오디오 마이크를 촬영하고 있다. 홍성=최종학 선임기자


안 전 지사 측은 기자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취소를 통보했다. 홍성=최종학 선임기자


“수사에 협조하는 게 우선이라 판단… 검찰은 빨리 소환해 달라” 입장 내놔
檢, 법무부에 安 출국금지 요청… 오피스텔 압수수색 CCTV 영상 확보


자신의 비서와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을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8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당초 오후 3시 도청 로비에서 카메라 앞에 설 예정이었던 안 전 지사는 회견 시간을 2시간 정도 앞두고 취소를 알렸다.

안 전 지사는 측근인 신형철 전 비서실장을 통해 “검찰 출석 전에 국민 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 숙여 사죄드리고자 했다”면서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안 전 지사는 “거듭 사죄드린다.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 달라”고 덧붙였다.

안 전 지사의 회견 취소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날 제기된 추가 성폭행 의혹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감이 심해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카메라 앞에 서기 두려웠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충남도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 취소는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4일 동안 연기처럼 사라졌는데 국민과 약속한 기자회견조차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또 숨어버려 참으로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이날 도청에는 이른 아침부터 기자회견과 관련해 안 전 지사를 비난하는 전화가 빗발쳤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잇달아 규탄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4개 중대 300여명의 병력을 도청사 주변에 배치했다. 취재진도 이른 아침부터 포토라인을 따라 취재 장비를 설치하는 등 북적거렸다. 한 청원경찰은 “충남도청이 2013년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후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몰린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그 이유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이란 점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안 전 지사의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의 해외 도피 가능성은 낮지만 만일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검찰은 김지은씨가 성폭행당했다고 지목한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지난달 25일 전후의 두 사람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안 전 지사를 피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홍성=홍성헌 기자, 임주언 기자 adhong@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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