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 추락 사고… 4명 사망

2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공사 현장 55층 200여m 높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구조물 일부가 추락해 근로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위 사진은 일부가 추락한 채 남아 있는 구조물이고 아래는 지상에 추락해 망가진 구조물 모습이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101층짜리 랜드마크 타워와 85층짜리 주거타워 2개 동 등을 건설 중인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 오후 1시55분쯤(한국시간) 85층짜리 주거타워 A동을 짓고 있는 공사현장 55층에서 외부유리 설치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안전작업대(SWC·safety working cage)’와 함께 추락했다. 추락한 근로자 3명과 지상에서 작업하다 떨어진 낙하물에 맞은 근로자 1명까지 4명이 이 사고로 숨졌다.

사고 당시 근로자 6명은 A동의 구조물 4개를 56층으로 올리는 작업 중이었다. 근로자 3명은 1번 구조물을 상승시킨 후 2번 구조물 안에서 작업하는 도중 추락했다. 밖에서 작업하던 3명은 화를 피했다.

경찰은 외벽에 고정된 안전작업대의 볼트가 파손되면서 작업대가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작업대는 박스 형태로 가설작업대와 안전시설물을 일체화한 구조물을 뜻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안전작업 수칙을 지켰는지 등을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인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지점에 짓는 초대형 럭셔리 복합 주거공간으로 2019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2730만원이었고 320㎡(97평형)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67억6000만원으로 국내 분양 아파트 중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사과문을 내고 “인명사고 발생에 책임을 통감하며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와 유가족, 부상자 및 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사고는 공교롭게도 이영훈 포스코건설 신임 사장이 취임한 날 일어났다. 이 사장은 취임식에서 “산업현장의 최상위 가치는 안전이다. 1%의 실수는 100%의 실패”라고 당부했으나 사고로 취임사가 무색해졌다. 그는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부산 현장으로 달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8)씨는 회삿돈 705억원을 빼돌리거나 가로채고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지난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배덕광(69) 전 의원과 현기환(59) 전 청와대 수석 등 20여명이 구속되면서 비리 사건은 ‘엘시티 게이트’로 불린다.

부산=윤봉학 기자, 박세환 기자 bhyoo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