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월드 트렌드] 병원 세우는 애플… 건강·사업확장 두 토끼 잡기



애플이 임직원과 그 가족을 위한 병원 ‘AC 웰니스 네트워크’를 올봄 열기로 했다. 미국에서 임직원 건강 문제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대기업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CNBC방송은 27일(현지시간) “애플이 세계 최고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병원을 연다”며 “애플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와 샌타클래라 카운티 2곳에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AC 웰니스 네트워크는 애플의 자회사지만 본사와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병원 설립 과정에 전 스탠퍼드 의대 소속 의료진이 5개월 넘게 관여했다. 현재 의사와 간호사 같은 의료진 외에 운동코치, 건강 설계사 등을 뽑고 있다.

AC 웰니스의 목표는 임직원과 그 가족의 의료비용을 낮춤으로써 결과적으로 고용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연간 6900만명의 미국 근로자가 건강 문제로 직장에 나오지 못해 2600억 달러(약 281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AC 웰니스는 질병 예방에 특히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게다가 AC 웰니스는 단순히 직원 복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CNBC는 애플이 “AC 웰니스를 통해 건강 서비스와 자사 제품의 범위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애플 워치 등을 통해 건강 관련 서비스를 병원에 제공하고 있는 애플이 AC 웰니스에서 얻은 다양한 자료와 임상 경험을 애플워치의 기능 향상은 물론 새로운 건강 관련 디바이스를 만드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건강 분야에서 의미 있는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의료보험 제도가 까다롭고 의료비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미국에서 대기업이 임직원의 의료와 건강 문제에 직접 뛰어든 것은 애플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그리고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임직원의 의료혜택 확대 및 의료비용 절감을 위해 비영리 헬스케어 법인으로 운영되는 의료보험을 공동 창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6년에는 버라이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IBM, 셸 오일 등 20개 회사가 비슷한 취지로 새 의료보험인 ‘헬스 트랜스포메이션 얼라이언스(HTA)’에 집단으로 가입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국민의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 경제에서 헬스케어 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육박한다. 지난 1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우리의 새로운 헬스케어는 보험사와 설계사들이 이익을 취하는 인센티브 제도와 각종 제약을 없앨 것”이라며 “세 회사의 직원 120만명과 그 가족, 나아가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해법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