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정월 대보름과 달 이야기

달의 조석고정


이번 금요일은 정월 대보름이다. 민속 명절로 오곡밥과 각종 나물을 먹고, 부럼을 깨서 한 해 무사태평을 기원한다. 새해 첫 달에 뜨는 보름달을 기념하는 풍속이다. 달은 지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천체이다. 다른 행성이나 혜성 같은 천체들은 비록 우리에게 흥미 있는 대상이기는 하나 지구에 직접 충돌하지 않는 이상 지구 환경에 거의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달에 의해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조석 현상이 발생하고, 또 어두운 밤을 환히 밝히기도 한다. 태양과 같이 너무 밝지 않아서 맨눈으로 분화구 구조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앞면만을 볼 수 있다. 달의 뒷면은 절대로 볼 수 없다. 보름달이나 상현, 하현, 초승달, 그믐달 모두 가려지는 부분이 다를 뿐 항상 같은 모습이다. 우리 선조들도 지금과 동일한 달의 앞면만을 바라보았고, 그 모습 속에 달에 토끼가 산다고 상상하기도 했다. 인류가 달의 뒷모습을 비로소 처음 본 건 1959년 소련의 달 탐사선 루나 3호가 달의 뒤로 돌아가 뒷면을 촬영한 때이다.

달은 지구 주위를 공전하면서 지구처럼 자전도 한다. 그런데 달의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는 정확히 일치한다. 이를 달의 ‘조석고정’ 현상이라고 한다. 그 결과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앞면만을 볼 수 있다. 달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고 태양계 다른 행성의 위성들에서도 대부분 발생한다. 우연히 발생한 것은 아니다. 지구 중력이 달의 자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달은 둥글게 보이지만 엄밀하게는 지구 방향으로 약간 늘어난 타원형이다. 만약 공전과 자전 주기가 달라서 타원 축이 지구 방향에서 벗어나면 지구 중력이 타원 축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회전력을 유발한다. 달 생성 초기에는 조석고정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지구 중력이 달의 회전에 누적된 영향을 줘 조석고정 됐다.

이남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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