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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영철 온다… ‘대화 잇기’ 중대 국면



평창 폐회식 대표 단장으로 2주 만에 또 고위급 보내
韓·美 동시 제재 대상 인물… 대남정책 총괄하는 강경파

北·美 접촉 연결될지 주목


북한이 25일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사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 김 부위원장은 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강경파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11일 복귀한 지 2주 만에 북한 대표단이 다시 내려옴에 따라 남북 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일부는 22일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 북측 단장 명의 통지문을 보내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남북 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대표단은 김영철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으로 구성된다. 전용기를 이용했던 김여정과 달리 경의선 육로로 방남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북한 대표단 체류 일정을 협의키로 했다.

김영철은 우리 정부와 미국의 독자 금융제재 대상이다. 청와대는 김여정 방남 당시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협의해 한시적으로 제재를 해제할 방침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 대표단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폐회식에 참석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들을 받아들이는 한편 미국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통일전선부는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당 산하 전문기구다. 북한의 김영철 파견은 남북 정보 당국 간 채널을 공식화하고 고위급 채널을 복원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들을 접견하고 남북 관계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철의 카운터파트인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여러 차례 그와 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폐회식에는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선임고문도 참석하는 만큼 북·미 간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개회식 당시 북·미가 한 번 만남을 시도했었고, 그 과정에서 상대국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했다”며 “현 시점에서 당장 이벤트를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미 간 어떤 형태로든 비공식 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전까지도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폐회식 참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었다”며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 의지만큼은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북한 대표단 방남 관련 준비사항을 논의했다.

강준구 조성은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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