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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에 오늘 초등교 졸업… 만학청춘, 꿈을 이루다

만학도 안정근(65)씨는 23일 중학교 졸업장을 받는다. 어릴 적 중학교를 중퇴한 안씨는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는 목표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딸의 소개로 2015년 서울 영등포평생학습관을 찾은 그는 3년 동안 학력인정 문해(文解)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중학과정을 마쳤다. 다음 달에는 고등학교에도 입학한다.

서울 청량초를 졸업하게 된 정정임(68·여)씨의 감회도 남다르다. 정씨는 유방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와 절제 수술로 고달픈 삶을 살다가 청량초 문해교실에 들어왔다고 한다. 처음 학교를 찾았을 때는 이름 석 자밖에 쓸 수 없었지만 이제는 문해학습자 체험수기를 쓰고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글 실력이 늘었다. 정씨는 암 재발로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배움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공부를 계속해서 그동안 삶을 수기로 남기는 꿈도 꾸고 있다.

제7회 초등·중학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졸업식이 23일 서울 서초구 교육연수원에서 열린다. 올해 51개 기관에서 노력 끝에 졸업장을 받게 된 이수자는 770명이다. 이 중 98%는 50∼80대인 장·노년층이다.

최고령 졸업생은 서울 보광초의 최기복(92) 할머니다. 최 할머니는 학업 성취도가 높은 우수 학습자에게 수여하는 교육감 표창장까지 대표로 수상한다.

졸업생들 중에는 결혼으로 한국에 이주한 외국인도 있다. 중국에서 온 강서이(36·여)씨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뒤 2015년부터 자양초 문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초등과정을 이수한 강씨는 인근 학교 중학과정에 진학해 공부를 이어갈 계획이다.

초·중 학력인정 문해교육은 저학력이거나 글을 모르는 성인들에게 글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고 학력취득의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청은 2011년도부터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도까지 초등과정 2827명, 중학과정 259명이 학력인정자로 졸업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개 기관을 늘려 총 76개 기관에서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100세 시대를 맞이해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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