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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토론회서 이름 불린 한국계 ‘천재 스노보더’ 클로이 김

사진=AP뉴시스


“트럼프 反이민 정책
클로이 김 같은 이민자
성공담 불가능하게 해”
민주당 의원 비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천재 스노보더’ 클로이 김(18·사진)이 미국 의회의 이민법 논쟁에 소환됐다. 클로이 김은 미국에 이민을 간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자다.

민주당 상원 원내부대표 딕 더빈 의원은 13일(현지시간) 상원 이민개혁 토론회에서 평창을 들썩이게 한 클로이 김의 금메달 소식을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기조를 비판했다고 뉴욕데일리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더빈 의원은 클로이 김의 부모가 특별한 재능을 지닌 딸을 지극 정성으로 뒷바라지해 금메달리스트로 길러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클로이 김 가족 이야기는 미국에 많은 돈을 가져오지도 않고, 때론 영어에도 익숙지 않은 수많은 이민자들과 닮아 있다”며 “그들은 오직 더 나은 삶과 우리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또 “클로이 김의 이야기는 미국 이민의 이야기”라며 드리머(불법체류 이민2세대)를 포함해 이민자들에게 미국을 열어두는 것이 서로 ‘윈-윈’임을 상기시켰다. 이민 억제 정책이 계속되면 1982년 단돈 몇 백 달러를 들고 미국에 건너간 아버지 김종진씨와 클로이 김 같은 성공 스토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영어구사력과 기술에 따라 차등 평가해 이민을 받으려 한다며 “부와 재능을 갖고 오지 않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영국 BBC 방송은 한국에서도 스타 반열에 오른 클로이 김을 두고 한국 네티즌들이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클로이 김 아버지는 딸의 금메달 획득을 ‘아메리칸 드림’으로 묘사했지만, 일각에선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금메달을 딸 수 없었을 것’이라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클로이가 한국에서 자랐다면 종일 셔틀버스를 타고 학원 뺑뺑이나 돌고 있었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소셜미디어 글이 대표적 사례로 소개됐다. 또 “한국에서 자랐다면 평범한 직장여성이 됐을 것이다. 한국은 재능을 블랙홀에 묻어두게 하는 나라”라는 글도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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