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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美 부통령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전제조건 없는 대화 가능성 시사
“최대 압박과 관여 동시에 진행”

매티스 “아직 평화 말하기 일러”
틸러슨 “대화 시기, 北에 달렸다”


마이크 펜스(사진) 미국 부통령이 대북 압박을 지속하되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정부가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WP는 미 정부가 최대한의 압박으로 북한의 실질적 양보를 얻어낸 뒤에야 직접 대화에 나선다는 기존 전략을 바꾼 것으로 해석했다.

펜스 부통령은 사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10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WP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과 인터뷰했다. 로긴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차례 중요한 대화를 통해 북한에 관여(외교적 대화)하는 추가적 조건에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먼저 관여하고 미국이 곧 뒤따를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조건이다.

펜스 부통령은 “최대 압박과 관여를 동시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압박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유의미한 단계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압박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10일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대화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문 대통령이 북한 측에 대화에 나서는 것만으로 경제·외교적 혜택을 주는 일은 없을 것임을 말했다고 하자 펜스 부통령이 새 접근법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로긴은 전했다. 북한이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면 정확히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느냐는 로긴의 질문에 펜스 부통령은 “모른다. 그러니 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1일 유럽 순방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올림픽 기간의 남북 교섭이 한반도 평화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며 신중론을 폈다.

또 북한이 올림픽 개막 전날(8일) 건군절 열병식을 강행한 것이 “긴장 완화 메시지들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역시 12일 남북 및 북·미 간 외교 프로세스가 시작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다만 “북한이 언제 우리와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북한에 달린 일이다. 그들은 대화 테이블에 무엇이 놓여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고 덧붙여 대화 용의 자체는 분명히 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전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대화 촉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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