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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보다 무서운 ‘평창 바람’… 알파인스키 이틀째 연기



슬로프 정상에선 초속 20m

조직위 “15일부턴 잦아들어
경기 일정 소화엔 문제 없다”


추위보다 바람이 변수로 떠올랐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부는 강풍 때문에 알파인 스키 경기 일정이 이틀 연속 연기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국제스키연맹(FIS)은 12일 오전 10시15분부터 강원도 용평알파인경기장에서 치를 예정이던 여자 대회전 예선을 15일로 연기했다. 용평알파인경기장 관계자는 “초속 6∼8m 정도 강풍이면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를 앞두고 슬로프 정상에서 초속 20m에 달하는 강풍이 불어닥쳤다”고 설명했다.

강한 바람은 알파인 스키 경기에서 ‘불공평한 조건’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선수들이 내는 순간 속도는 시속 145㎞에 이른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선수에게 강풍이 치게 되면 흔들림을 일으키고, 선수들은 정상 기량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컨디션을 기존 일정에 맞춰 조절해온 선수들도 갑작스러운 연기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활강 동메달리스트인 라라 구트(스위스)는 경기 연기 발표 직후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자연이 오늘은 아니라고 한다. 일단 침대로 돌아가 좀 더 자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올렸다.

강풍에 의한 알파인 스키 경기의 연기는 전날에도 있었다. 지난 11일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자 활강도 강풍 탓에 연기됐다.

거센 바람에 선수의 부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연습에 나선 호주의 여자 스노보드 선수 테스 코디가 마지막 점프 도중 펜스에 충돌하면서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어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고 전했다.

대회 전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조직위 성백유 대변인은 “동계스포츠 설상 종목에서 기상으로 인한 연기는 큰 이슈가 아니다”면서 “기상 악화에 따른 경기 차질에 대비, 예비일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일정 소화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5일부터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도 잦아들 것으로 보여 경기 소화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평창=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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