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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웅] 남자 5000m 3연패 스벤 크라머… 빙속 황제 폭풍 레이스, 막을 자는 없었다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11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그는 올림픽 신기록인 6분09초76를 기록하며 이 종목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강릉=김지훈 기자
 
크라머가 금메달 확정 뒤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들고 자축하는 모습. AP뉴시스


6분09초76으로 올림픽신기록
장거리 부문 최강 다시 입증
한국 온 네덜란드인들 열광
오렌지 빛으로 링크 물들여


그 누구도 ‘빙속 황제’의 쾌속 질주를 막지 못했다. 스벤 크라머(32·네덜란드)가 압도적 기량을 뽐내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올림픽 3연패를 이뤄냈다. 남자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단일 종목에서 올림픽 3연패를 이루기는 크라머가 처음이다.

크라머는 11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에서 파트리크 베케르트(독일)과 함께 10조에 배정됐다. 크라머는 인코스에서 힘차게 출발했다. 앞선 9조 경기에서 테드얀 블루먼(캐나다)이 6분11초616으로 레이스를 마쳐 선두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었다.

초반 200m 구간을 18초82로 끊은 크라머는 세 바퀴째인 1000m 구간에서 랩타임 29초50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들자 크라머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였다. 팔을 앞뒤로 크게 휘저으며 랩타임을 29초 초반대로 끌어당겼다. 결승선까지 매섭게 질주한 크라머의 기록은 6분09초76를 찍었다. 올림픽신기록이었다. 크라머가 2010 밴쿠버올림픽, 2014 소치올림픽에 이어 평창에서 올림픽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레이스를 마친 크라머는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크라머를 응원하러 한국까지 날아온 네덜란드 관중들은 국기를 흔들며 아이스링크를 오렌지 빛으로 물들였다. 블루먼이 6분11초616으로 은메달, 스베르 룬데 페데르센(노르웨이)은 6분11초618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크라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행운이 있었다. 초반 스타트가 좋았다”며 “경기 중반 속도를 올렸는데 끝날 때까지 꾸준히 랩타임을 유지한 게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금메달로 크라머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부문에서 세계 최강자임을 다시 입증했다. 크라머는 2006 토리노올림픽 50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10년이 넘도록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은 5000m 3개 외에 소치올림픽에서 추가한 팀추월 금메달까지 모두 4개가 됐다. 크라머는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얻고 싶다. 주 종목인 5000m에서 올림픽신기록과 함께 메달을 추가해 기쁘다”고 말했다.

크라머가 장거리 최강자이지만 아직 올림픽에서 1만m 우승은 없다. 크라머는 “1만m는 굉장히 어려운 경기다. 컨디션 좋은 선수들이 많아 이번 올림픽도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오늘은 5000m에 집중했다. 1만m 금메달을 위해 남은 기간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강릉=박구인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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