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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턱·독특한 필체·심플한 패션… 김여정 ‘권위 연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무표정한 모습으로 아래쪽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앉아 있다. 심플한 디자인의 김여정 핸드백. 김여정이 청와대 방명록에 쓴 글씨체(위 사진부터 시계방향). 청와대사진기자단


옅은 미소 ‘의도된 전략’ 분석
현송월과 달리 액세서리도 없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독특한 표정과 글씨체가 주목받고 있다. 표정과 글씨체에서 권력 실세로서의 자신감이 묻어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글씨체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를 닮았고, 턱 끝을 살짝 들어올리고 옅은 미소를 유지한 표정은 오랜 시간 훈련됐거나 당당함을 표출하기 위한 의도된 전략으로 분석됐다.

김여정은 2박3일간의 방한 기간 내내 턱 끝을 살짝 들어올린 채 미소를 유지하는 표정을 선보였다. 턱을 들어올리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래쪽을 내려다보게 된다. 김형희 한국바디랭귀지연구소장은 이를 일종의 ‘알파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알파 전략은 의식적으로 자신이 한 조직의 우두머리임을 행동으로 나타낸다는 뜻이다. 김 소장은 11일 “남성들은 악수할 때 힘을 주는 방식으로 알파 전략을 사용하는데, 여성들의 경우에는 턱을 들어올리고 미소를 짓는다”고 말했다.

표정과 시선 처리가 연출됐거나 오랫동안 훈련됐을 가능성도 있다. 김 소장은 “긴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억지 미소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프로파일러인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김여정이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할 때 고개와 허리를 숙이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인사를 받는 위치에서의 행동이 몸에 밴 것으로 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지도층으로서의 자세를 훈련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특한 글씨체도 화제였다. 김여정은 10일 문 대통령을 예방하며 청와대 방명록에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 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적었다. 공개된 김여정의 글씨체를 보면 가로선이 오른쪽 위 방향으로 치켜올라가 있다. 필적 전문가인 구본진 변호사는 “가로선이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것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들의 글씨체”라며 “초성으로 쓰인 자음이 유독 큰 것은 평범한 사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남들 위에 서 있다는 심리의 표출”이라고 평가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의 글씨체 모두 오른쪽 위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앞서 화려한 패션을 자랑했던 현송월 단장과 달리 김여정은 다소 차분한 옷차림을 선보였다. 화려한 액세서리도 착용하지 않았다.

김판 신재희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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