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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서 코치 “소치서도 김연아는 무결점… 다음 올림픽은 차준환 시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지난 9일 강릉선수촌 인근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김연아는 표현력과 예술성 등에서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다르다”고 극찬했다. 손재호 기자


 
출전 앞둔 차준환
차준환이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연아의 옛 스승 브라이언 오서 코치 인터뷰

“경기 TV로 봤을 뿐” 말 아끼면서도
소치서 금메달 딴 소트니코바보다
김연아 연기가 뛰어났음을 시사

8년 전 코치 교체과정 논란 관련
“다 지난 일… 연아가 자랑스럽다”

싱글 쇼트서 자신의 최고점 기록한
새 제자 차준환에게도 큰 애정


‘피겨여왕’ 김연아(28)의 옛 스승 브라이언 오서(57) 코치는 4년 전 소치올림픽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김연아의 연기는 정제(refined)됐지만 소트니코바 연기는 김연아만큼 정제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오서 코치는 지난 9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선수촌 인근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만났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부문 최연소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출전한 차준환(17)을 지도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는 김연아의 코치였다. 당시 김연아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세계신기록(총점 228.56점)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었다.

오서 코치는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가 금메달을 딴 일을 묻자 “(경기장에서) 경기를 직접 본 것이 아니라 TV로 봤기 때문에 코멘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는 “그날 경기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소트니코바도 잘했고 활기찼다”면서도 “김연아의 연기는 흠잡을데가 없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진 않았지만 그 역시도 김연아가 소트니코바보다 우월한 연기를 펼쳤음을 내비친 것이다.

오서 코치는 “(선수시절) 김연아가 보여준 표현력과 예술성 그리고 경기를 끌어가는 능력은 다른 선수들과는 분명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연아가 밴쿠버에서 보여준 연기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피겨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경기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서 코치와 김연아는 세계 최정상 자리에 오른 직후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끊었다. 당시 오서는 ‘(김연아의 어머니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김연아는 “저도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닌데 엄마가 혼자 코치와의 결별을 결정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엄마와 제가 함께 상의하고 신중하게 결정한 것이다”며 반박했었다.

오서 코치는 그때 일을 염두에 둔 듯 “8년 전 일(코치 교체)은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다 지나간 일”이라며 “김연아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좋은 기억밖에 없고 긍정적인 말밖에 할 게 없다. 김연아가 평창올림픽을 위해 해낸 일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감동적 프레젠테이션을 해냈고, 성화 점화에까지 나선 점을 극찬한 것이다. 김연아는 지난해 10월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한 성화를 직접 들고 왔고, 9일 개회식에서 최종 점화자로 나서며 ‘평창 성화’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

김연아와 함께 많은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오서 코치는 제자인 차준환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차준환은 9일 열린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자신의 최고점 기록(77.70점)을 세웠다. 오서 코치는 차준환에 대해 “오늘처럼만 스케이트를 탄다면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차준환의 시대는 아마 다음 올림픽 때 올 것이다. 지금은 대중에게 그가 훌륭한 스케이터로 인식되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강릉=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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