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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⅔분량 ‘김정은 친서’… 정상국가 강조하려 ‘국무위원장’ 직함

사진=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는 A4 용지 3분의 2 정도 분량이다.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처음이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문 대통령을 만나 파란색 파일 안에 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파일 표지 위쪽에는 북한의 ‘국장(國章)’이 금박으로 새겨졌다. 아래쪽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직함(사진)이 음각으로 새겨졌다. 북한은 당을 최우선시하는 체제지만, 김 위원장은 외교를 위한 특사를 파견할 때는 국가 기구인 국무위원회 위원장 직함만 사용한다. 정상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 친서를 검은색 ‘007가방’에 담아 청와대에 들고 왔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에게서 친서를 건네받은 뒤 파일을 열어 내용을 확인하고 다시 덮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건넸다. 임 실장은 곧바로 송인배 제1부속실장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 외에 친서를 읽어본 사람은 없는 셈이다. 청와대는 11일 “외국 정상이 보낸 친서는 우리 정상만 확인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친서를 읽을 때 별다른 표정 변화는 없었다. 친서 분량은 많지 않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및 향후 남북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정도의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평양 방문을 초청하는 내용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12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친서를 전달한 적이 있다. 이 여사와 현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에 추모 뜻을 전한 데 대한 답례 차원이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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