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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웅] 평창 첫 金 샬롯 칼라… ‘크로스컨트리 여왕’ 제친 투혼

지난 10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여자 크로스컨트리 15㎞(7.5㎞+7.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스웨덴의 샬롯 칼라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첫 금메달리스트에 올랐다. 시상대에서 칼라(가운데)가 노르웨이의 마리트 비에르옌(왼쪽·은메달), 핀란드의 크리스타 파르마코스키(동메달)와 함께 목에 건 메달을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15㎞ 스키애슬론 2인자였지만
12㎞ 남겨놓고 강한 스퍼트
선두권 경쟁자들 차례로 따돌려
3연패 도전 비에르옌 제압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에는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마리트 비에르옌(38·노르웨이)에게 쏠렸다. 그는 15㎞(7.5㎞+7.5㎞) 스키애슬론 3연패에 도전하는 ‘크로스컨트리의 여왕’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비에르옌을 바로 뒤에 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는 샬롯 칼라(31·스웨덴)였다. 칼라는 과감한 작전으로 비에르옌의 3연패를 저지하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칼라는 10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여자 크로스컨트리 15㎞ 스키애슬론에서 40분44초9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스키애슬론에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밴쿠버올림픽 10㎞ 프리, 2014 소치올림픽 4×5㎞ 계주에서 정상에 오른 칼라의 통산 올림픽 금메달은 3개로 늘었다.

칼라는 4년 전 소치올림픽 스키애슬론에서 은메달을 따냈었다. 종목 2연패를 달성한 비에르옌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더 이상 2인자 위치에 머물 수 없었다. 칼라는 올림픽을 대비해 준비해왔던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바로 ‘오르막길 스퍼트 작전’이었다.

칼라는 약 12㎞를 남겨둔 지점에서 비에르옌보다 먼저 스퍼트를 했다. 강인한 체력과 근력을 바탕으로 선두권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조금 일찍 스퍼트를 한 탓에 경기 막판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칼라는 보란 듯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결승선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달려 4년 전 손에 쥐었던 은빛 메달을 금빛으로 바꿨다. 경기가 끝난 뒤 칼라는 “올 시즌에 몸 상태가 좋았다. 올림픽은 내가 오랫동안 집중해왔던 목표였는데 결과가 좋아 너무 기쁘다”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계속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오늘 경기는 정말 흥분되고 재밌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칼라의 우승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칼라는 2016년 부정맥에 시달렸다. 장시간 경기를 해야 하는 크로스컨트리 선수에게 좋을 리 없는 질병이었다. 그는 고강도 체력훈련으로 몸을 담금질하면서 평창올림픽 출전의 꿈을 놓지 않았다. 2016-2017시즌에 국제스키연맹(FIS) 대회를 끝까지 완주하며 종합 9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칼라는 스웨덴 사상 크로스컨트리 30번째 금메달을 가져갔다.

평창=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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