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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열전] 스키점프 ‘금빛 활공’ 라이벌전, 오늘 밤하늘 가른다

지구상 최고의 인간새 후보인 남자 스키점프 세계 1위 폴란드의 카밀 스토흐(왼쪽)와 2위 독일의 리하르트 프라이타크(오른쪽)가 지난 8일 강원도 평창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본선 경기를 앞두고 연습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AP뉴시스
 
AP뉴시스


<14> 남자 스키점프 1·2위 스토흐 vs 프라이타크


2회 연속 2관왕 도전 스토흐

포 힐스 토너먼트서 그랜드슬램
“난 올림픽 즐기러 와… 최선 다할 뿐”


최강자 자리 노리는 프라이타크

부상 극복하며 승리 의지 다져
노멀힐 결선서 스토흐 만날 듯


‘스키의 꽃’이라 불리는 남자 스키점프는 평창 밤하늘을 수놓을 ‘인간 새’를 가리는 경기다. 카밀 스토흐(폴란드)와 리하르트 프라이타크(독일)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스키점프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둘은 대회 전부터 불꽃 튀는 라이벌 싸움을 벌였다.

스토흐는 평창올림픽에서 2회 연속 2관왕에 도전한다. 스키의 성지로 통하는 폴란드에서 태어난 그는 세 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스키를 배웠다. 아홉 살 때 삼촌의 권유에 따라 스키점프에 입문했다.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개인전 노멀힐(98m)과 라지힐(125m)을 석권했다. 평창올림픽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스토흐는 지난 8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사전경기로 치러진 남자 노멀힐 예선에서 104m를 날았다. 131.7점으로 2위. 출전 선수 57명 가운데 50위까지 본선에 오를 수 있는 티켓을 준다. 이를 감안하면 예선에서 가볍게 몸을 푼 셈이다.

스토흐는 소치올림픽 2관왕을 차지한 뒤 전성시대를 여는 듯했다. 하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슬럼프와 무릎 부상이 동시에 닥치면서 국제스키연맹(FIS) 랭킹은 2014-2015시즌 9위에서 2015-2016시즌 22위까지 추락했다.

그래도 버텼다. 재활에 전념한 스토흐는 부활의 날개를 폈다. 지난 시즌 월드컵 4회 우승을 하며 랭킹을 2위로 당겼다. 이어 올 시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달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4연속으로 열린 월드컵대회 ‘포 힐스 토너먼트’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게 결정적이었다. 랭킹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프라이타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2위로 밀렸다.

스토흐는 지난 7일 평창올림픽 공식 연습에서 세 차례 점프를 모두 3위 이내 상위권으로 마쳤다. 금메달 사냥을 위한 예열을 마친 것이다. 스토흐는 “준비를 잘 해 점프하기에 문제가 없다. 올림픽 2연패를 의식하지 않는다. 난 올림픽을 즐기러 왔다. 최고의 점프를 선보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일뿐이다”고 말했다.

스토흐에 맞서 프라이타크는 잔뜩 벼르고 있다. 그는 소치올림픽에서 노멀힐 20위, 라지힐 21위에 그치며 메달을 하나도 목에 걸지 못했었다. 올 시즌에 국제스키연맹 랭킹 2위로 호시탐탐 최강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프라이타크는 ‘스키점프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홀거 프라이타크)는 스키점프 선수 출신이고, 여동생(셀리나 프라이타크)은 스키점프 선수로 활약 중이다. 프라이타크는 아버지가 못 이룬 올림픽 메달의 꿈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1984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에 출전해서 스키점프 노멀힐 종목 34위를 기록했다. 통산 월드컵 우승도 한 차례(1983년)뿐이다.

프라이타크는 지난달 스토흐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전까지 승승장구했다. 스토흐에게 월드컵 7연속 패배를 안기며 ‘왕좌’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 기세가 꺾였다. 지난달 4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엉덩이 부상을 당하면서 남은 경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부상 회복에 전념하며 올림픽 출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프라이타크는 8일 스토흐와 함께 평창올림픽 노멀힐 예선을 치렀다. 102m를 날아 총점 129.1점으로 4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프라이타크와 스토흐는 변수가 없다면 10일 열리는 노멀힐 결선에서 만나 첫 번째 스키점프 금메달을 놓고 맞붙게 된다. 오후 8시20분부터 본선을 치르는데 30위 이내에 들어가면 결선에 오른다. 메달 색깔을 가리는 결선은 오후 10시35분부터 시작된다.

평창=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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