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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왜 춥다고 난리지?… 소치·토리노는 평균최고기온 영상 10도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의 영국 국가대표 앤드루 머스그레이브(28)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그는 “영하 5도에 불과한데도 바람 때문에 (북유럽의) 발트해에 와 있는 느낌”이라는 글을 남겼다.앤드루 머스그레이브 트위터




이번 올림픽은 춥다고 유난히 아우성인 까닭은

밴쿠버·소치 때 개회식은
돔 운동장서 진행 ‘따뜻’

평창올림픽, 예보대로라면
24년 만에 가장 추운 대회
加 선수 “선수촌 거닐 때 악몽 속을 헤매는 기분”


‘눈과 얼음의 지구촌 축제’로 불리는 동계올림픽이지만 선수들이 혹독한 추위 속에 경기를 치르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특히 최근 동계올림픽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따뜻한 기온에서 진행돼 ‘춘계올림픽’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였다. 현재 예측대로라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24년 만에 가장 추운 올림픽이 된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당일인 9일 강원도 평창의 개회식장 기온이 영하 5∼영하 2도로 예상되자 ‘생각보다 덜 춥다’는 반응이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평년 기온과 비슷한 수준으로 크게 춥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22도까지 떨어졌던 지난 3일의 모의 개회식 때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기온이 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선수와 선수단 관계자 입장에서 평창올림픽 개회식은 여전히 ‘매우 추운 올림픽 개회식’이 될 전망이다.

‘동계올림픽 개회식장이 너무 춥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다. 최근 열렸던 두 동계올림픽인 2014년 소치,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개회식이 돔 형태의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난방이 되는 실내였기 때문에 당연히 기온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또 각종 자료를 종합해 보면 2006년 토리노, 1998년 나가노 대회 때는 개회식이 영상권의 기온에서 진행됐다.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개회식은 영상의 기온에서 시작해 끝나기 직전 영하로 떨어졌다. 물론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악명이 높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는 개회식장의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져 참석자들이 벌벌 떨어야 했다.

올림픽 경기가 열렸던 기간의 날씨를 보면 평창의 추위는 더욱 돋보인다. 글로벌 기상예보 업체 아큐웨더 자료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동계올림픽에서 최고기온의 평균이 영하로 집계된 대회는 릴레함메르 대회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소치와 토리노 올림픽 때는 대회 기간 평균 최고기온이 무려 영상 10도였다. 소치는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아예 없었고, 최고기온은 17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평창은 올림픽 기간 가장 기온이 높을 때도 영상을 넘는 날이 많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큐웨더는 올림픽 기간 평창의 평균 최고기온을 영하 0.6도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 선수단은 여전히 평창의 날씨를 몹시 두려워하는 분위기다. BBC스포츠는 8일(한국시간) ‘평창은 올림픽을 개최하기에 너무 추운 것 아닌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기상청이 예상하는 평창올림픽 개회식 당일 기온만 보면 추위에 대해서 너무 호들갑을 떤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진짜 문제는 기온이 아니라 칼바람”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스켈레톤 대표 케빈 보이어(25)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바람이 매섭게 부는 선수촌을 거닐다 보면 악몽 속을 헤매는 기분”이라고 투덜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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