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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열전] 새롭게 비상하는 ‘미녀새’ 둘, 숙명의 정면승부

여자 스키점프 세계랭킹 1위인 노르웨이의 마렌 룬드비(왼쪽)와 세계랭킹 2위인 독일의 카타리나 알트하우스가 지난달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스키점프 월드컵에 참가해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AP뉴시스




<13> 여자 스키점프 1·2위 룬드비 vs 알트하우스

남자 선수들과 강훈 소화 룬드비

큰 키서 나오는 힘으로 상대 압도
“내 실력 발휘하면 적수 없을 것”


올 시즌 기량 급성장 알트하우스

아담한 체구에 흔들림 없는 자세
“평창서 아쉬움 없는 성과 거두겠다”


남자 선수들과의 강훈도 해내는 마렌 룬드비(24·노르웨이)냐 2인자 꼬리표를 떼려는 카타리나 알트하우스(22·독일)냐. 두 선수 중 누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키점프 시상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설까. 새롭게 비상 중인 ‘미녀새’들이 평창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조금 더 우위에 선 것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룬드비다. 그는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류브노에서 열린 2017-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11차 월드컵 여자 노멀힐 결선에서 1, 2차 합계 256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스키점프 월드컵 6개 대회 연속 우승에 성공하며 무서운 기세를 보여줬다. 알트하우스는 이 대회에서 241.5점으로 2위였다.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룬드비는 월드컵에서 우승이 없었다. 2016년 12월 개인 통산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후 실력을 한층 키워 여자 스키점프 무대를 평정하고 있으며 월드컵 개인 통산 11승을 기록 중이다.

룬드비는 노르웨이 남자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정조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수 아래인 여자 선수들과의 경쟁보다 남자 선수들에 수준을 맞추면서 기량을 끌어 올리기 위함이다. 노르웨이 남자 스키점프 간판 선수들과 연일 강훈련을 했다고 전해진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룬드비는 “내가 실력만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면, 날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기술적 측면에서 더욱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룬드비는 FIS 포인트 940으로 월드컵 시즌 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룬드비의 강점은 큰 키(171㎝)에서 나오는 힘이다. 큰 체구를 바탕으로 도약에서 더 강한 힘을 내 비행거리가 다른 선수를 압도한다. 스키점프는 자세와 비행거리를 종합, 순위를 정한다.

2인자이지만 알트하우스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자랑한다. 알트하우스는 세계랭킹 2위(640포인트)로 룬드비를 추격 중이다.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2017-2018시즌 FIS 스키점프 월드컵 여자 라지힐에서 308.2점을 획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진 노멀힐에서도 은메달과 금메달을 연달아 수확했다. 이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가져간 알트하우스는 그때마다 룬드비를 2위로 밀어냈다.

알트하우스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23위에 머물렀고 2016-2017시즌 월드컵에서도 단 1회 우승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기량이 급성장,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체중52㎏, 신장 157㎝의 아담한 체구인 알트하우스는 흔들림 없는 자세가 강점으로 꼽힌다. 힘에서는 룬드비에 밀릴 수 있지만 안정성에서 좀 더 낫다는 평이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쉬움 없는 성과를 거두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쫓기는 룬드비보다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덜한 알트하우스가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키점프 메달의 향방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면 단연 강자로 꼽혀온 일본의 다카나시 사라(22)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다카나시는 2012년 FIS 스키점프 월드컵에서 14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대회에 나선 2012-2013시즌부터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월드컵에서만 개인 통산 53승을 기록했다. 남자 선수인 그레고어 슐리렌차워(28·오스트리아)와 함께 최다승 타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 다카나시는 올 시즌 월드컵 랭킹 3위에 오르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지난해 2월 우승 이후 1승도 추가하지 못하는 등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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