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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예술단 ‘노쇼’에… 숙소 인제스피디움 거액 손실 ‘당혹’

북한 응원단에 자필 응원을 요청하는 서명판이 4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 호텔 로비에 설치돼 있다. 서명판은 정부합동지원단 요구로 6일 치워졌다. 인제=손재호 기자


北 예술단 본진·기술진 숙소
갑작스런 변경에 손실 눈덩이
정부 정보 공유도 안해 답답


북한 예술단 본진과 기술진의 연이은 ‘노쇼’(no show·예약부도) 결정에 6일 인제스피디움 관계자들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칫 북한 응원단마저 안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기도 했다. 5∼6일 이틀간의 노쇼로 3500만원가량의 손실을 보는 등 피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인제스피디움 측 관계자는 ‘사실상 이틀간 영업이 중지된 상태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부가 (북한 관련) 어떤 정보도 우리와 공유하지 않아 답답한 상태”라고 말했다. 당초 전날 북한 예술단 기술진에 이어 이날 본진이 이곳에 머무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측이 갑자기 약속을 어기고 기술진은 강릉에 머물고 본진은 만경봉호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로 하면서 인제스피디움 측은 당혹감에 빠졌다. 이 관계자는 “노쇼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기로 계약했는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인제스피디움은 지난 5일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26일까지 일반인 투숙을 제한했다.

이틀간 북한 관계자들의 노쇼로 발생한 영업 손실을 계산해 봤다. 인제스피디움은 하루당 최소 1709만6000원 정도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호텔과 콘도 객실(각각 134개, 118개)에 인터넷 최저 숙박요금인 7만원과 8만원을 대입하고 비수기인 점을 감안, 호텔 40%, 콘도 45%의 입실률을 적용했다. 숙소 측이 하루 숙박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최소 800만원이다. 여기에 호텔과 콘도에서 일하는 직원 151명이 하루 8시간 최저임금 7530원만 받고 일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인건비만 909만6000원에 달한다. 시설유지비까지 더하면 손실액은 더 늘어난다.

하지만 인제스피디움 관계자 및 종업원들은 북한 응원단이 7일에는 예정대로 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인제스피디움 관계자는 “응원단에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음식은 조식 20여 가지, 중식과 석식은 이보다 5∼10가지 음식이 추가된다”며 “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에서 생일을 맞는 북한 응원단을 위한 특별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도 인제스피디움에서 포착됐다. 지난 4일 인제군청은 인제스피디움 호텔 로비 내에 북한 응원단 방문을 환영하는 ‘북측 응원단 자필 응원의 메세지 서명판’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날 이 서명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인제군청 관계자는 “‘서명판에 북한 응원단을 욕하는 글이 적히면 문제’라며 정부 측에서 철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인제=손재호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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