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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육로·하늘길 이어 바닷길까지 열렸다

검은색 털모자와 붉은색 코트 차림의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5일 평양역에서 원산행 열차를 타기 위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붉은 점선)이 단원들을 직접 배웅하고 있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단원들은 만경봉 92호를 타고 6일 오후 강원도 묵호항에 입항했으며 8일 강원도 강릉, 11일 서울에서 공연한다. 노동신문


만경봉 92호 묵호항 입항으로 육·해·공 왕래길 뚫려

현송월, 경의선 육로로 방남
南 스키선수는 비행기로 방북

삼지연관현악단 태운 만경봉호
정부, 5·24 조치 예외로 인정
마지막 남은 루트의 퍼즐 완성

김영남, 항공편으로 방남 가능성


북한 예술단인 삼지연관현악단이 6일 여객선 만경봉 92호를 타고 내려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사이의 육·해·공 통로가 모두 열리게 됐다. 앞서 남북은 평창올림픽 기념 공동행사를 준비하며 육로를 이용했고, 우리 스키선수의 항공편 방북이 성사되면서 하늘길도 열었다. 이날 바닷길까지 열리면서 통행만큼은 남북 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갔다.

첫 스타트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끊었다. 그는 지난달 악단 공연 사전 점검을 위해 방남하면서 경의선 육로를 이용했다. 경의선 육로로 왕래가 이뤄진 것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처음이었다. 7일 방남하는 김일국 체육상 등 북한 민족올림픽위(NOC) 대표단과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 280명도 이곳을 통해 들어올 예정이다.

이어 마식령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과 금강산 공동문화행사 사전 점검을 위해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 남측 점검단이 지난달 동해선 육로로 방북했다. 동해선 육로가 사용된 것은 2015년 10월 이산가족 상봉 이후 2년3개월 만이었다. 미국 독자제재 위반 논란이 한때 있었으나 우리 스키선수의 항공편 방북까지 성사되면서 2015년 10월 평양 남북노동자축구대회 이후 처음으로 하늘길도 다시 열렸다.

특히 바닷길까지 열린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북한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는 5·24 대북제재 조치가 여전히 유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명분으로 만경봉 92호 입항을 5·24 조치의 예외로 인정했다. 북측 선박이 우리 항구에 들어온 것은 2010년 5·24 조치 이후엔 사실상 없었다. 남북 간 선박 운항은 2014년 11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 선박이 북한 나진항을 출발해 포항으로 온 것이 마지막이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고려항공편으로 방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 90세로 고령인 김 상임위원장이 평양과 개성을 거쳐 평창까지 차량으로 장시간 이동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방안이 성사되면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북한 항공기가 우리 지역에 들어오게 된다. 고려항공은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이지만 남북 간 운항 자체는 금지하지 않는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 상임위원장의 지위를 고려해 정상급 의전을 제공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만경봉 92호 입항 기간 동안 북측 요청이 있으면 음식과 식수, 유류, 전기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미국산 물품은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미국산 물품이 제공될 경우 미국의 독자제재를 위반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조성은 윤성민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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