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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前 그 배가 다시 왔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과 지원 인력을 태운 여객선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강원도 동해 묵호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만경봉 92호가 남측 항구에 입항한 것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이다. 단원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강원도 강릉, 서울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동해=윤성호 기자
 
2002년 부산 다대포항에 입항한 만경봉 92호 모습.국민일보DB


北예술단 태운 만경봉 92호 묵호항으로 들어와

삼지연관현악단원·지원 인력
평양역서 김여정 배웅받고 출발
기차로 원산 이동 뒤 南으로

만경봉호, 단원들 숙소로 활용
강릉 공연 끝나면 北 돌아갈 듯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본진이 6일 오후 만경봉 92호를 타고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들어왔다. 만경봉 92호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북측 응원단을 태우고 내려온 후 16년 만에 다시 남측 해역에 입항했다.

만경봉 92호는 이날 아침 북한 원산항을 출발, 오전 9시50분쯤 동해 해상경계선을 통과했다. 이후 우리 측 호송함의 안내를 받으며 남쪽으로 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파도가 높아 연안 쪽으로 최대한 붙어 이동했다”고 말했다. 묵호항 상공은 안전 확보를 위해 오후 4시부터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다. 해로를 통한 남북 교류는 2014년 11월 나진·하산 프로젝트 시범사업으로 중국 화물선이 러시아산 석탄을 싣고 북한 나진항을 출발해 포항 앞바다에 도착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만경봉 92호에는 삼지연관현악단 단원 114명과 지원 인력이 탑승했다. 이들은 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배웅을 받으며 평양역을 출발, 열차로 원산까지 이동했다. 평양과 원산항, 묵호항과 강릉, 서울을 이으면 ‘역ㄷ자’ 경로가 된다. 김여정이 평양역 전송 현장을 직접 방문한 건 예술단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각별한 애정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지연관현악단은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모란봉악단, 만수대예술단, 조선국립교향악단, 국가공훈합창단, 청봉악단 등 6∼7개 예술단에서 최정예 멤버들만 뽑아 만든 일종의 프로젝트 팀이다.

주력은 삼지연악단으로 예상된다. 삼지연악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09년 1월 창단된 예술단으로 단원 대부분이 평양음악대학 출신의 엘리트다. 정통 클래식과 함께 팝송, 샹송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북측이 최근 “공연에 남측 노래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알려온 만큼 8일 강릉, 11일 서울 공연은 남북 모두에 친숙한 작품 중심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북한 예술단의 가장 최근 방남 공연은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였다.

삼지연관현악단은 묵호항에 정박한 만경봉 92호를 숙소로 이용할 예정이다. 강릉 공연이 끝나면 서울 워커힐호텔로 숙소를 옮기고 만경봉 92호는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김일국 체육상 등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 관계자와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280명이 7일 오전 9시30분 경의선 육로를 통과해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다고 통보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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