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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폐막식 참석… 美, 평창 이후 포석

AP뉴시스


트럼프, 양국 이상기류설 막고
올림픽 뒤에도 긴밀 공조 의지

펜스 “무슨 일 일어날지 보자”
北대표단과 대화 가능성 언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사진)가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미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고 CNN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 파견’을 통해 한·미 간 신뢰를 재확인하고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대북 문제에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긴밀히 공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미 올림픽위원회가 이방카에게 폐막식 참가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평창 대표단은 개막식과 폐막식으로 이원화됐다. 오는 9일 개막식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하며, 25일 폐막식 때는 이방카의 대표단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다만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방카의 방한은 한·미가 협의 중인 사안으로 아직 한국 정부는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방카의 방한이 확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보내겠다고 한 약속은 이행되는 셈이다. 이방카가 한국을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방카의 방한 결정은 한·미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가 급진전되는 반면 한·미 간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걸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폐회식에 전부 대표단을 보내기로 함으로써 동맹국에 우의를 확인시키고, 특히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려는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향후 북·미 관계가 잘 풀리길 바라는 ‘포스트 평창’ 국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 당국자들도 잇따라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도중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한국 방문길에 들른 알래스카에서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점검한 뒤 “현재까지 북한에 어떤 대화도 요청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 보자”고 말했다.

칠레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펜스 부통령의 방한과 관련해 북한과의 만남의 기회가 있을지는 지켜보자”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북·미 대화가 가까운 장래에 있을 수 있다고 시사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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