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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로켓’ 송동환 “부담 버리고 링크를 마음껏 누려라”

2년 전 현역에서 은퇴한 ‘코리안 로켓’ 송동환이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응원한다. 그는 “후배들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한 나의 한을 풀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DB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코리안 로켓’ 송동환(38). 그의 꿈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5-2016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한 그는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선다. 그는 ‘백지선호’와 ‘머리호’의 후배들에게 조언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송동환 KBS 해설위원은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경기를 해설한다. 그는 6일 “남자 대표팀과 단일팀 모두 강한 상대들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클 것”이라며 “부담감을 떨치고 무대를 맘껏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지선호에 대한 송 위원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백 감독의 요청으로 최근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비공식 코치로 활약하기도 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두 차례 평가전(한국 1차전 1대 3 패·2차전 3대 0 승)을 지켜본 그는 “1차전에서는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백 감독이 승리보다 실험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를 운영한 것 같다”며 “워낙 노련한 지도자니까 우리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송 위원은 지난 4일 열린 단일팀의 스웨덴전에 대해 “누가 북한 선수인지 모를 정도로 조직력이 좋았다”며 “세라 머리 감독이 남북 선수들을 잘 아우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팀들에 비해 전력이 약한 단일팀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또 약속된 플레이로 골을 노려야 한다. 리바운드 등을 활용한 2차 공격에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분석했다.

송 위원은 머리 감독과 인연이 있다. 그는 2016년 한국에서 열린 ‘하키 투게더’라는 국제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머리 감독의 부친인 앤디 머리 감독을 만났다. 그의 열정에 반한 송 위원은 그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자택에서 한 달 동안 머물며 지도를 받았다. 송 위원은 “한국에 와서 단일팀을 이끄는 머리 감독을 몇 번 만났는데, 부친을 닮아 리더십과 인품이 훌륭하다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송 위원은 단일팀이 일본전(14일)만큼은 반드시 이겨 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아이스하키에서도 한·일전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이번엔 단일팀이 나서기 때문에 일본전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다만 일본이 최근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신경 쓰인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은 백지선호와 단일팀의 성적은 두 골리(골키퍼) 맷 달튼과 신소정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2016년 3월 귀화한 달튼은 그야말로 대표팀의 ‘수호신’ 같은 존재다. 최근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이 바로 그의 선방이다. 신소정은 스웨덴전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상대의 슈팅 35개 중 32개를 막아냈다. 송 위원은 “두 골리가 잘 막아 줘야 우리 공격수들이 경기를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다. 단일팀의 경우 신소정이 팀의 전력 중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 위원에게 ‘선수로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 보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마음이야 굴뚝같죠. 하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내주기위해 은퇴했습니다. 후배들이 평창올림픽에서 내 몫까지 뛰어 줄 것으로 믿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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