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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서 핀 꽃들, 평창 성화 든다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해 꿈을 이룬 동계스포츠 선수와 지도자들이 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한다. 사진은 평창올림픽 드림 성화 봉송 주자로 확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이컵스 자매가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김연아와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다. 강원도 제공


눈 없는 곳·분쟁지역 출신 6명
‘드림프로그램 통해’ 우뚝 서
8∼9일 강릉·평창 주자로


2005년 13세의 나이로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한 남아프리카공화국 타마라 제이컵스(25)는 드림프로그램이 배출한 첫 결실이다. 드림프로그램을 계기로 피겨에 입문한 그녀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종목에 출전한 것을 비롯해 국가대표로 일곱 차례 활약했다. 현재 코치로 전향해 자국의 피겨 꿈나무를 육성하고 있다. 동생 첼시 제이컵스(15)는 드림프로그램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언니 영향을 받아 피겨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 자국 대표로 출전한다.

강원도는 남아공 제이컵스 자매를 비롯해 케냐 다니엘 사파리(25), 말레이시아 줄리안 즈 지에(20), 태국 아팁 나바닷(22), 르완다 바질(21) 등 5개국 6명이 8∼9일 강릉과 평창 성화 봉송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의 공통점은 역대 드림프로그램을 거쳤으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선수와 지도자로 참가한다는 점이다. 드림프로그램은 기후 조건 등으로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국가와 분쟁지역 청소년들을 초청해 동계스포츠 체험 기회를 주는 행사다.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화합과 평화 조성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평창올림픽 유치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세계 83개국, 1919명이 거쳐 갔고, 이 가운데 185명이 동계 종목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성화 봉송 참가자인 줄리안 즈 지에는 2009년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9월 2017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남자 싱글에 출전, 7위를 기록해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말레이시아 선수단은 사상 처음으로 이번 올림픽에 피겨스케이팅과 알파인스키 두 종목에 참가한다.

다니엘 사파리는 1998년 뱀에 물려 한쪽 다리를 잃었다. 실의에 빠져 있던 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해 스키어로 거듭났다. 현재 평창패럴림픽 스키 종목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변정권 강원도 올림픽운영국장은 “드림프로그램은 동계스포츠 불모지에 올림픽 정신을 구현한 세계 유일의 특별 이벤트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며 “이번 드림 성화 봉송은 14년간 진정성 있게 추진해 온 드림프로그램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올림픽 전통을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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