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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에 하나된 코리아… 女아이스하키 단일팀 첫 경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박종아(오른쪽 두 번째)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 1피리어드에서 1-2로 따라붙는 골을 넣은 뒤 북한의 여송희(왼쪽 세 번째) 등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한반도기 물결 아리랑 대합창
스웨덴과 평가전서 1-3 석패
졌지만 가능성 확인한 출정식


꼬박 27년.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같은 해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이후 남북 선수들이 ‘코리아팀’의 이름으로 국제무대에 다시 서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 세계랭킹 5위의 강호 스웨덴과 평가전을 앞두고 ‘팀 코리아’를 외친 뒤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1주일이라는 짧은 연습 기간 동안 수없이 외친 구호였다. 선수들의 눈빛에는 남북 구분 없이 비장함이 감돌았다.

이어 단일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직전 대형 한반도기를 보며 빙상장 위에 일렬로 서자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이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던 관중 일부는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경기 내내 한반도가 그려진 작은 깃발을 흔들었고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단일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가진 평가전 결과는 1대 3 석패였다. 스웨덴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지난해 7월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0대 3, 1대 4로 졌던 상대다. 단순 골득실로만 보면 기량 차이가 좁혀졌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날 평가전에 나선 스웨덴은 올림픽을 앞두고 조직력을 끌어올려 당시보다 훨씬 강한 모습이었다.

1피리어드 10분이 다 돼서야 단일팀에서 박종아(22)의 첫 슈팅이 나올 정도로 경기 초반은 스웨덴의 일방적인 공세로 흘렀다. 16분16초, 17분50초에 잇따라 스웨덴에 골을 내줬다. 박종아의 만회골은 18분15초에 터졌다. 이 가운데 단일팀 골리 신소정(28)은 슈퍼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며 빛나는 활약을 선보였다.

스웨덴이 1피리어드 종료 12초를 남기고 추가 골로 리드를 유지하는 가운데 단일팀의 경기력은 점차 올라갔다. 특히 3피리어드부터는 단일팀이 파상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끝내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다.

머리 감독은 정수현을 포함해 북한 선수 4명을 기용했다. ‘북한의 에이스’로 꼽히던 정수현은 몇 차례 날카로운 슛을 시도하며 주목을 받았다. 다만 다른 북한 선수들은 활약이 미미했다. 머리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북한 선수들이 우리의 기존 시스템 전술을 잘 외웠고 그 결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단일팀은 오는 10일 스위스, 12일 스웨덴, 14일 일본과 B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후 순위결정전 등 총 5경기를 이번 올림픽에서 치른다.

유성열 기자, 공동취재단 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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