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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뭉치면 못할 것 없다” 자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감독과 선수들이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 스웨덴과 평가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종아, 세라 머리 총감독, 박철호 북한 감독, 정수현. 인천=사진공동취재단


감독·선수 인터뷰

세라 머리 총감독 “北 선수들
우리 시스템 잘 맞춰 경기 수월”

선수단 맞추기 힘들었던 점으로
하키 용어 ‘언어 차이’ 꼽기도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 세계 랭킹 5위 스웨덴과의 최종 평가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강팀을 상대로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머리 감독은 “북측 선수들이 기존 우리의 시스템과 전술을 잘 따라왔다. 지난해보다 스웨덴전을 수월하게 풀었다”고 호평했다. 단일팀 선수단은 “남과 북이 하나로 뭉쳐서 뛰면 못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북 단일팀은 평가전을 마친 뒤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머리 감독과 북한의 박철호 감독, 한국 선수 박종아, 북한 선수 정수현이 참석했다.

머리 감독은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북한 선수들과 연습을 고작 1주일 정도 했다”며 “갑작스레 추진된 단일팀의 상황이 안타깝지만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강팀들을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골을 넣은 단일팀 주장 박종아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스포츠를 하는 거니까 크게 어려운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단일팀 조직력에 대한 우려감을 일축했다.

북측은 한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박철호 감독은 “이 경기를 통해 북과 남이 하나로 뭉쳐 모든 것을 해나간다면 무엇이든 못해낼 일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짧은 시간에 힘과 마음을 합쳐 이번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북한 공격수 정수현도 “우리 북과 남 선수들이 힘과 마음을 합쳐 달리고 또 달린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날 경기에서 북과 남의 공격력을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과 박종아는 북측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데 있어 힘들었던 점을 전술 및 경기력 차이가 아닌 ‘언어 차이’라고 꼽아 눈길을 끌었다. 머리 감독은 “남북 아이스하키 용어가 다르기 때문에 먼저 영어로 미팅을 한 뒤 다시 남측 언어, 북측 언어로 진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박종아 역시 “운동 중에 저희도 모르게 나오는 얘기를 서로 못 알아들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런 것을 맞춰가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는 기존 예상과 달리 북한 정수현이 3∼4라인이 아닌 2라인에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머리 감독은 “정수현은 터프하고 빠른 경기를 잘하는 선수다. 우리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적응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잘한다면 계속 2라인에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 수비수 황충금은 경기에 나서지 않았는데 머리 감독은 “황충금이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했는데 2, 3피리어드에서 긴장감 있는 경기가 펼쳐졌다. 오늘은 우리 선수들도 많이 기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단일팀 선수들은 경기 전 함께 모여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박종아는 “평소처럼 주장으로서 우리가 집중해야 한다고 팀원들에게 강조했다. 우리가 외친 구호는 ‘팀 코리아’였다”고 소개했다.

인천=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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