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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탄방어 골리’ 신소정, 단일팀 전력 80% 좌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4일 치른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가장 돋보인 우리 선수는 단연 골리 신소정(28)이었다. 경기 내내 신소정의 슈퍼 세이브 행진이 이어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아이스하키에서 골리는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국내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은 “신소정은 대표팀 전력의 80% 이상”이라고 말하고는 했다. 스웨덴전은 신소정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신소정은 중학교 1학년이던 시절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올해로 국가대표 17년차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부친이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뜨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신소정이 경기 때 쓰는 마스크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한복을 입은 여인, 여자아이, 한옥과 함께 부친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도 묵묵히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골문을 지켜왔던 신소정은 이제 아이스하키 꿈나무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날 평가전을 해설한 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이민지 해설위원은 “신소정 때문에 여자 아이스하키를 시작하는 꿈나무들이 많다”면서 “특히 여자 선수들은 처음부터 골리를 지망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최근에는 골리 지망생이 늘고 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만회골을 터뜨린 ‘강릉의 딸’ 박종아(22)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2011년부터 7년간 국가대표 생활을 하며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꾸준히 거론되던 그는 단일팀에서도 변함없이 에이스의 능력을 입증했다.

박종아 역시 불확실한 한국 아이스하키 현실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는 혼자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선진 아이스하키를 익힌 박종아가 합류한 대표팀은 선전을 거듭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박종아의 결승골로 중국전 사상 첫 승을 거두는 등 3승을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같은 해 4월 세계선수권 4부 리그 대회에서 박종아는 5경기 모두 1라인 공격수로 뛰며 4골, 6어시스트로 대회 포인트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에도 스웨덴과 두 번의 평가전을 치렀고 각각 0-3, 1-4로 패했는데 우리의 유일한 골을 터트린 선수가 박종아였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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