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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식령서 훈련 남북선수 스스럼없이 어울려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에 참가한 알파인스키 한국 대표팀 상비군들과 북한 국가대표 및 선수들이 1일 북한 강원도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원산=사진공동취재단


北 선수들 방남, 강릉 선수촌 입촌

양양공항으로 입국 北 선수단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저녁식사도 모두 함께 모여서

마식령 공동훈련은 화기애애
南 선수 “北 선수 실력 좋아”
北 선수 “南 선수들 훌륭해
국제경기 함께 출전 땐 승리”


전세기가 도착한 지 1시간가량 흐른 1일 오후 7시7분에야 양양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선수단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인 채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자신이 탑승할 버스만 바라보고 걸어가는 선수도 있었다. 북측 선수들은 원산을 떠나 양양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조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염대옥(19)과 김주식(25)은 웃음을 머금은 모습을 보였다. 버스에 올라서도 카메라 세례를 피하지 않고 손을 흔들었다.

북한 선수단은 오후 8시20분쯤 강릉선수촌에 도착해 웰컴센터에서 임시출입증을 발급받았다. 북한 선수단의 한 관계자가 이름을 호명하며 선수들의 출입을 도왔다.

출입증을 발급받은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짐을 풀었다. 선수들은 양양공항에서보다 표정이 밝아졌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춥다”고 되뇌는 선수단 관계자도 있었다. 다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북한 선수단은 입국할 때 입고 있던 털모자·코트를 벗고 선수촌 식당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조직위원회로부터 발급받은 AD카드를 목에 건 모습이었다. 북한 선수단은 따로 떨어지지 않고 한데 모여 식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마치고 북한 선수단과 함께 입국한 우리 스키 선수들의 표정은 상대적으로 밝았다. 우리 선수단과 함께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했던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무엇보다 이번 공동훈련이 남북 간 합의대로 이뤄질 수 있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올 때 북측 선수단과 함께 올 수 있게 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훈련은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스키 선수들은 지난 31일 자율적으로 스키를 타며 코스를 익혔고, 이날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했다. 오전 9시20분부터 3시간 동안 북측 선수들과 함께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 훈련을 했다.

알파인스키 선수들은 ‘게이트’가 꽂힌 슬로프를 S자를 그리며 빠르게 내려온 뒤 기록을 겨루는 식으로 친선경기를 했다. 남북 선수가 한 명씩 번갈아가며 스키를 타고 내려오면 전광판에 기록이 나타났다.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은 슬로프 아래쪽 평평한 곳에서 함께 스키를 탔다.

남북 선수들은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통성명을 하고 나이를 물으며 말문을 트더니 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됐다. 스키는 언제 시작했는지,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지, 장비는 어떤 걸 쓰는지 등 선수 생활과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측 여자 알파인스키의 최정현 선수는 훈련 후 “생각했던 것보다 북측 선수 실력이 뛰어나 놀랐다”면서 “한 선수는 스키를 탄 지 2년밖에 안 됐는데 굉장히 잘 타서 놀랐다”고 했다. 북측 여자 알파인스키의 김유정 선수는 “훌륭하게 잘 탔다”면서 “앞으로 북남이 같이 국제경기에 나가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양·강릉=이상헌 기자, 조성은 기자, 마식령=공동취재단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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