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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1년이 넘었는데… 41개국 대사 ‘공석’

차기 주한 미국 대사에 내정됐다가 갑작스럽게 낙마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사진은 지난해 1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트럼프시대, 한국경제의 진로'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빅터 차. 2018.1.31 [연합뉴스 자료사진]


韓·사우디·터키 등 주요 동맹국
국무부 주요 보직도 다수 빈자리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내정됐다 철회된 주한 미국대사직뿐 아니라 여러 중요한 나라의 미 대사 자리가 비어 있다고 31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일본 러시아 등 35개국에 새 대사를 뽑아 보냈지만 아직 대사 지명도 못한 곳이 31개국에 달한다. 이 중에는 한국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카타르 등 주요 동맹국도 포함돼 있다.

대사 지명은 했으나 아직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해 공석인 곳도 10곳 있다. 캐슬린 맥팔랜드 주싱가포르 대사 내정자는 지난해 4월에 지명 받고도 여태 인준을 못 받았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시절 러시아 유착 스캔들에 연루된 게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곧 퇴임하는 대사들도 있어 인선 대기 자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존 필리 주파나마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견해차를 이유로 다음 달 물러나기로 했다.

트럼프 정권은 북한 문제를 중시한다면서도 정작 대북 관련 핵심 포스트는 제대로 채워놓지 않고 있다.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과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내정은 됐으나 아직 인준을 기다리는 중이다.

국무부 전체로 따지면 차관 6명 가운데 2명이 내정도 안 됐고 2명은 아직 인준이 안 됐다. 24명의 차관보 자리도 대부분 공석이거나 대행이 직무를 맡고 있다.

연방법에 따르면 정부 고위직 대행은 최장 300일까지만 대행 업무를 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370일이 넘어 국무부의 대행 체제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비영리기구 ‘공직 파트너십’을 운영하는 맥스 스티어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전임자보다도 정부 고위직 인선이 느리다”고 지적했다.

인선 지연은 국무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세청장, 대테러센터장, 인구조사국장 같은 요직도 여태 공석이다. 마크 쇼트 백악관 의회 담당 수석보좌관은 고위직 지명이 늦어진 것을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상원에서 인준을 막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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