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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선수들 스키장 정상에 올라 “우리는 하나” 구호

우리 측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상비군과 지원인력 등 대표단이 31일 북한 마식령스키장 방문에 앞서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항공기 내에서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마식령스키장에서 북측 스키 선수들과 1박2일간 공동훈련을 한 뒤 1일 귀환한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전세기 방북·마식령 공동훈련 이모저모

전세기, 동해 항로 첫 방북
원산 갈마비행장에 착륙하자
北 관계자 “반갑습니다” 인사

1시간30분간 자율 스키 즐겨
우리 선수들 “마식령스키장
南보다 크게 부족한 것 없었다”


북측 선수들과의 스키 공동훈련을 위해 방북한 우리 대표단은 ‘걱정 반 기대 반’인 표정이었다. 당국자가 아닌 일반 국민이 북측 지역에 간 것은 2015년 10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처음이다.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본 우리 선수들은 “남측 스키장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한 것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우리 선수단을 포함한 대표단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전세기는 오전 10시43분 하늘로 날아올랐다. 원래는 오전 10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다소 지연됐다. 항공편으로 동해 항로를 이용해 북한을 간 것은 처음이다. 전세기는 양양공항을 떠나 동해 상공에서 거꾸로 된 ‘디귿자(⊃)’ 모양을 그리며 날아갔다. 남북 영공을 직선으로 곧장 날아가지 않은 건 군사분계선(MDL) 이남 일부 지역과 MDL 인근 동해상이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양양∼원산 거리는 150㎞쯤으로, 직선으로 날아가면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멀리 돌아간 탓에 1시간11분 만인 오전 11시54분에 착륙했다. 전세기가 오전 11시6분쯤 북측 영공에 진입한 순간 차호남 기장이 기내방송을 통해 “지금 막 (북측 영공을) 통과했다. 누군가가 앞서 걸었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게 됐다. 굉장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전세기가 활주로에 착륙하자 김철규 갈마비행장 항공역장이 마중나와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세관 밖에서 기다리던 이항준 북한 체육성 국장이 우리 측 대표단을 영접했다. 이 국장은 김남영 대한스키협회 부회장을 알아보고 “선생님이 다시 오실 줄 알았다”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 국장은 우리 취재진에게는 “마식령스키장을 잘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측 대표단은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40여분을 달려 마식령스키장에 도착했다. 선수들은 스키장 근처 마식령호텔 2층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선수들은 입맛에 맞는 듯 “맛있다” “너무 잘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 선수들은 오후 3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자율 스키를 즐겼다. 남북 선수들은 처음엔 함께 어울리지 않았지만 이내 곤돌라를 타고 스키장 정상에 올라 단체사진을 찍으면서 “우리는 하나” 구호를 외쳤다.

우리 선수들은 마식령스키장 시설을 호평했다. 알파인스키 박제윤 선수는 “(남측 스키장과) 비교했을 때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굉장히 훈련하기 좋은 스키장”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대한스키협회 감독은 “최근 완공된 정선 중봉스키장과 비슷하다. 주로가 길고 중간에 경사가 심하다”고 했다. 스키장 정상에 위치한 라운지 책임자인 정명씨는 우리 취재진에게 “겨울에는 하루에 수백명이 (마식령스키장을) 찾는다. 당일치기로 가족 단위로 즐기러 오는 분도 많다”면서 “(스키장은) 보통 12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운영한다”고 말했다. 남북 선수들은 1일 공동훈련을 한 뒤 당초 합의됐던 경의선 육로가 아닌 항공편을 통해 남측으로 올 예정이다.

조성은 김경택 기자, 마식령·양양=공동취재단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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