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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열전] 우정 쌓은 18세 동갑내기, 금메달은 양보 없다




<10>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클로이 김 vs 매디 마스트로

여자 세계랭킹 1위 클로이 김

부모 모두 한국인… 만점 받기도
AFP ‘주목할 선수 톱10’에 올려


공중회전 기술 뛰어난 마스트로

현재 3위까지 순위 끌어올려
“평창서 경기할 내 모습 그려 본다”


둘은 여섯 살 때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의 마운틴 하이와 빅 베어 스키장에서 함께 스노보드를 탔다. 매년 겨울 스키장에서 만난 둘은 함께 스노보드 하프파이프(U자형 슬로프에서 점프와 회전 등 공중 연기를 선보이는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의 한 종목)를 하며 우정을 쌓았다. 18세 동갑내기로 절친한 친구인 클로이 김(한국명 김선)과 매디 마스트로(이상 미국)는 몰랐을 것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게 될 줄을.

세계스노보드연맹(WSF) 하프파이프 부문 여자 세계랭킹 1위인 클로이 김은 LA 사우스베이 지역에 있는 바닷가 마을인 토런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모두 한국인이다. 1982년 26세의 나이에 800달러(약 86만원)만 쥐고 미국으로 이민을 간 아버지 김종진 씨가 딸의 성공을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헌신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4세 때 아버지와 함께 스노보드를 배우기 시작한 클로이 김은 6세 때 전미스노보드연합회(USASA)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4∼2016년 세계 최고의 스노보드 대회인 윈터 익스트림 게임(X게임)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3연패를 차지했다. 2016년 US 스노보딩 그랑프리에선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백투백 1080(연속 3회전 점프 기술)’을 성공시키면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스노보드 역사상 국제대회에서 만점이 나온 건 ‘남자 하프파이프의 전설’ 숀 화이트(32·미국)가 2012년 X게임에서 기록한 이후 처음이었다.

클로이 김은 네 차례의 대표 선발전 가운데 1·2차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해 지난 12월 중순 남은 두 차례 선발전 결과에 관계없이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평창올림픽 미국 국가대표 자격을 확보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이가 어려 출전하지 못했던 그는 평창에서 올림픽 무대에 데뷔한다. 그가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더라면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었을 것이란 게 주위의 평가다. 그는 최근 AFP 통신이 선정한 ‘평창올림픽에서 주목할 선수 10명’에 이름을 올렸다.

클로이 김은 최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계신 할머니 등 친척들은 내가 경기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이들에게 나의 경기를 보여 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선 “나는 미국 문화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한국적 유산에 대해서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마스트로도 일찍 스노보드와 인연을 맺었다. 2세 때 스키를 타기 시작한 그는 6세 때 부모의 권유로 스노보드로 전향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축구, 체조, 서핑 등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했다. 그는 10세 때 토라 브라이트(32·호주)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전율했다. 당시 그는 축구와 스노보드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브라이트의 경기를 보고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를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때 체조를 했던 마스트로는 점프를 이용해 앞뒤로 공중회전하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2017 시즌 WSF 스노보드 세계랭킹 9위였던 그는 현재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미국 대표팀 선발전에서 클로이 김(1위), 켈리 클라크(35·2위)에 이어 3위에 올라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클로이 김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마스트로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 항상 생각한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을 것이다”며 “요즘 계속 평창올림픽에서 경기를 하는 내 모습을 그려 본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글=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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