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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양, 학대당하기 전엔 정상이었다”

‘고준희양 학대치사’ 사건 수사 결과 준희양이 학대 전 정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이 공개한 사진처럼 준희양은 사시도 아니었고, 자폐증 어린이도 아닌 정상적인 어린이로 파악됐다. 전주지검 제공


검찰, 수사결과 발표

또래보다 발달 늦었지만
사시 아니고 자폐증도 없어

범행 부인… 잘못 반성 안해


“준희양은 눈이 사시(斜視)이거나 자폐증을 앓지 않았습니다.”

‘고준희(5)양 암매장 사건’을 수사해 온 전주지검 김한수 차장검사는 25일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준희양은 6개월 미숙아로 태어나 선천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또래보다 발달이 늦을 뿐이지 체중도 다섯 살 여아 수준이고 정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검사는 생전 준희양의 사진 3장을 공개하고 “준희양이 마치 장애가 있었던 것처럼 비치는 건 적절치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친부와 내연녀의 학대가 없었다면 준희양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준희양을 학대·방임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아동학대치사·사체유기)로 친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 내연녀 어머니 김모(62)씨를 구속 기소했다.

고씨 등은 지난해 4월 26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자택에서 준희양이 숨지자 이튿날 오전 2시쯤 군산의 야산에 시신을 가져가 암매장한 혐의다.

검찰 수사결과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4월 준희양의 발목을 강하게 수차례 짓밟아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검게 부어오르게 했다. 이 때문에 준희양의 온몸에 수포가 생기고 계속 누워 지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지만, 이들은 준희양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고씨와 이씨는 준희양의 시신을 유기한 이틀 뒤 가족여행을 떠나 준희양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또 7월엔 이웃 사람들에게 “아이 생일이라서 끓였다”며 미역국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러나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11월 다툼으로 별거를 하다 서로 짜고 다음달 8일 허위로 실종신고를 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씨 등이 아직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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