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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女아이스하키 선수들 “우리는 하나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왼쪽)이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앞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건네주고 있다. 이날 오전 차량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방남한 북한 선수들은 합동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다진 뒤 2월 4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통해 첫 실전 경기에 나선다. 진천=윤성호 기자


방남 북한 선수단 15명
진천선수촌 합류

추위 화제에 오르자
北 관계자 “북한은 더 춥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힘차게 구호를 세 번 외치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의 출발을 알렸다. 이들은 낮에 함께 점심 식사를 했으며 저녁에는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북한 여자 선수단 15명은 이날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했다. 감독 1명, 선수 12명, 지원인력 2명으로 구성된 북한 선수단은 버스를 이용해 우리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진천선수촌으로 향했다.

이재근 선수촌장과 이호식 부촌장,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새러 머리 남북 단일팀 총감독 등은 영하 16도의 강추위에도 빙상장 출입문 앞에서 조촐한 환영식을 마련했다. 박철호 북한 선수단 감독은 “북과 남이 유일팀으로 참가하는 것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짧은 기간에 서로 힘과 마음을 합쳐 승부를 잘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기념촬영을 하기 전 박 감독은 머리 총감독에게 자신이 받았던 꽃다발을 건넸다. 박 감독의 돌발 행동에 조금 놀란 머리 총감독은 곧바로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과 함께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북한 선수들은 진천선수촌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한다. 선수들은 2인1실짜리 방을 사용하며 박 감독과 지원 2명은 독실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 선수단은 한국 선수단과 점심을 같이 했는데 대체로 맛있어했다는 후문이다. 추위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북측 관계자는 “북한은 더 춥다.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닌 것 같다”고 한마디 했다. 이날 하루 휴식을 취한 단일팀은 오후 8시 선수촌 내 챔피언하우스 대강당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가졌고 26일부터 본격적인 합동훈련에 들어간다.

진천선수촌 정문 앞에는 북한 선수단을 환영하는 10여개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평창올림픽 수호랑, 반다비 캐릭터가 한반도기를 든 모습이나 ‘북측선수단을 환영합니다. 평창을 평화올림픽으로!’ ‘우리는 하나! 우리 민족끼리 평화통일로!’라는 등의 글귀가 쓰여 있었다.

하지만 선수촌 내와 달리 진천 지역의 분위기는 다소 싸늘했다. 택시운전사 조모(62)씨는 “지역민들은 북한 선수 방문에 별 반응이 없고 호의적이지도 않다”며 “정부가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 같다는 의견이 많고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라고 전했다. 한 지역 주민은 “1년 전부터 미리 준비해 단일팀을 진행했으면 취지도 좋고 보기도 좋았겠지만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 거부감이 많다”고 언급했다.

남북 단일팀은 다음 달 4일 인천 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통해 첫선을 보인다.

진천=박구인 기자, 공동취재단 captain@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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